[현장 스케치] "당원들의 날" 전국 각지서 모였다…민주 전대 열기 `후끈`

윤선영 2024. 8. 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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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1차 전국정기당원대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의 '블루페스티벌' 현장. [윤선영 기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에서 1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블루페스티벌 내 더불어존에서 당원들이 굿즈를 구매하고 있다. [윤선영 기자]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에 꾸려진 더불어민주당 블루페스티벌 내 민주역사관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는 8·18 전국당원대회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파란색 물결이 전당대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얼광장과 KSPO돔을 뒤덮었다. 광장 앞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구조물이 설치돼 있고 이곳을 지나면 '블루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팝업스토어가 당원들을 맞이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당 자체 추산 2만5000명이 모였다. 30도가 넘는 뙤약볕 아래에서도 이곳을 찾은 당원들은 부스 곳곳을 돌아보며 민주당의 역사를 살펴보고 각종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의 등신대가 모인 곳에서는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당원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 중심의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꾸렸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포토카드·티셔츠·에코백·수첩·볼펜·키링 등의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더불어존', 당원들이 기증한 역사 물품과 당의 변천사를 전시하는 '민주역사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평등 정책과 법·제도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성평등관', 청년 정책 제안과 청년 시절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민주청년페스타'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부스는 더불어존이었다. 이날 팝업스토어는 오전 10시부터 개방했는데 한 시간 뒤인 오전 11시가 되자 굿즈를 구매하려는 당원들의 줄이 올림픽 공원 입구까지 이어졌다. 당원들은 무더위 속 손선풍기를 들고 양산을 쓰면서 설레는 표정으로 입장을 기다렸다. 마치 아이돌 팬덤 문화를 연상하게 했다. 부스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에 "10시에 문을 열자마자 많은 당원분들이 줄을 서 계셨다"며 "다른 굿즈들도 물론 인기가 많지만 가장 먼저 들어와서 찾으시는 제품은 'DJ 티셔츠'"라고 귀띔했다. DJ 티셔츠는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이희호 여사 얼굴이 새겨진 검은색의 특별 한정판 티셔츠로 'DJ DJ PUMP THIS PARTY'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는 '김대중 선생님, 이 정당을 이끌어 주세요'라는 뜻으로 통하며 300장 한정으로 1인 1장씩만 구매 가능하다.

민주청년페스타 부스도 호기심을 갖고 방문하는 당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년 시절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AR포토카드로 남기거나 홀로 사진을 찍어 민주당 명예청년증으로 출력할 수 있다. 부스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에 "젊은 분들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방문하고 있다. 어르신들 중에는 사용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셔 직원들이 안내를 도와드리고 있다"며 "전임 대통령의 청년 시절 모습과 함께 사진을 찍어 포토카드로 받을 수 있고 큐알 코드를 이용하면 동영상도 남길 수 있어 좋아들 하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축제 분위기를 체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당원들이 보셨을 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야말로 유능한 민생 정당, 당원이 중심이 되는 대중 정당으로 가는 중요한 첫걸음을 뗐다는 생각이 든다"며 "축제 그 자체"라고 했다. 조승래 의원은 "이제 막 도착했다"면서도 "전국당원대회로 명칭이 바뀌면서 훨씬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당원들이 이렇게 의사를 결집해야 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가 있다"고 전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흥겨운 노래 속 각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모여 피켓과 숫자 풍선을 들고 연신 후보자 이름을 외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명팔이'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를 비토하는 당원들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정봉주는 사퇴하라', '분열자 정봉주 민주당 탈당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당원들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서울을 찾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왔다는 A씨(50대·여성)는 '이재명'이라는 글씨가 적힌 모자를 쓰고 팝업스토어를 살폈다. A씨는 디지털타임스에 "충청북도 청주에 사는 친구와 함께 참석했다"며 "뉴스를 보면 (정치 상황에) 매일 짜증이 나는 게 사실인데 오늘은 우리들의 날인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A씨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에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민주당 지지자라면 편을 가르기보다는 뭉쳐야 한다"며 "눈사람처럼 계속 몸집을 불려서 세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지도부에 바라는 점으로는 "너무 잘 하고 있다"면서도 "착한 이미지를 벗어나 조금 더 독하게, 맞섰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왔다는 B씨(50대·남성)는 "30년 넘게 당원으로 활동해 왔고 전당대회가 열릴 때마다 참석했었다"며 "이전에는 전국대의원대회였는데 이번에 전국당원대회로 바뀌면서 좀 더 당원에게 열린 대회의 이미지가 확산돼서 기쁘다. 특히 예전에는 건물 안에서만 대의원들만 모여 행사가 치러졌는데 밖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B씨는 그 이유로 "서민적인 삶을 직접 살아온 모습에서 공감대가 있다"며 "그만큼 국민들의 현실을 더 잘 헤아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차기 지도부가 꾸려지면 민생 하나하나를 챙길 수 있도록 정책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토론해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정당으로 좀 더 굳건하게 자리를 매김했으면 한다"며 "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 것처럼 당도 당원이 주인인, 아래에서부터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도부가 끌어줘서 당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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