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곡가 스크랴빈 두 피아니스트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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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의 20대 젊은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이 나란히 내놓은 앨범 속 러시아 작곡가 스크랴빈의 재해석이 신선하다.
2021년 부소니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박재홍(25)의 '스크랴빈·라흐마니노프'와 도이체그라모폰이 발탁한 독일 피아니스트 율리우스 아잘(27)의 '스크랴빈·스카를라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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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소나타와 조합
독일 신성 율리우스 아잘은
스카를라티 소나타와 배치
'스크랴빈을 이렇게 조합했다고?'
한국과 독일의 20대 젊은 클래식 피아니스트들이 나란히 내놓은 앨범 속 러시아 작곡가 스크랴빈의 재해석이 신선하다. 2021년 부소니 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박재홍(25)의 '스크랴빈·라흐마니노프'와 도이체그라모폰이 발탁한 독일 피아니스트 율리우스 아잘(27)의 '스크랴빈·스카를라티'다. 흠잡을 데 없는 연주력은 물론 반전과 재치가 있는 큐레이션으로 듣는 재미를 더한다.
두 사람 다 스크랴빈 전주곡 Op.11을 담았지만 공통점은 그뿐, 앨범 구성은 각자의 개성으로 전혀 다른 색깔을 띤다. 이 전주곡은 스크랴빈이 1988~1895년에 쓴 초기작으로, 쇼팽의 전주곡에 영향을 받아 만든 24개 소품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13일 클래식 레이블 데카코리아를 통해 신보를 낸 박재홍은 매일경제와 만나 "처음 스크랴빈을 알게 해준 곡"이라며 "칠 때마다 해석이 바뀐다. 24개 곡 중 어떤 곡은 우중충하고 어떤 곡은 밝은 대비가 있다"고 했다. 사실 음반을 녹음하기 위해 먼저 선택한 건 두 번째 트랙의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이었다. 그는 "항상 '메인 디시'를 고른 후 어울리는 것을 찾는 편"이라며 "라흐마니노프가 무겁고 길다 보니(약 40분) 그에 비해 길이가 짧으면서도 유기체처럼 이어지는 곡을 큐레이팅했다. 두 작곡가가 같은 뿌리에서 다른 결로 뻗어나간 점도 재밌었다"고 소개했다.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는 한 살 차이로 같은 음악원에서 동문수학한 경쟁자였다. 박재홍은 "작곡가의 유산 중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을 갈고닦아서 그 곡 또한 사랑받게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연주자의 의무"라고 했다.
아잘은 19세기 후기 낭만파 스크랴빈과 17세기 말~18세기 중반 바로크 이탈리아 작곡가 스카를라티를 엮어 좀 더 실험적이고 이례적이다. 지난 9일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초청 리사이틀로 처음 내한해 일부 프로그램을 실황 연주로 들려주기도 한 그는 매일경제에 "음반 표지의 흑백 사선 무늬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상반된 두 작곡가가 결국엔 하나가 된다는 의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1번 Op.6 중 4악장 장송행진곡 부분을 수미상관으로 배치했다. 첫 트랙 후 스카를라티의 건반 소나타 바단조 K.466이 흐르고, 스크랴빈 24개 전주곡 중 20번, 다시 스카를라티 건반 소나타가 나오는 식이다. 중간에 자작곡 '전환'도 배치했다. 아잘은 "이 음반은 흐름이 핵심이었다"고 했다. 그는 "좋은 영화가 집에 돌아가는 관객에게 질문과 실마리를 던지듯이 음악과 공연으로 사람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아잘은 많은 피아니스트가 콩쿠르 출전 등 경쟁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것과 달리 2022년 프로코피예프 앨범 등 신선한 시도를 통해 지난해 세계적 레이블 DG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 "피아니스트에게 전통과 혁신, 본능과 사고 등 두 가치는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구적으로 과거의 영향을 받으면서 동시에 앞을 내다보죠. 그럴 책임이 있습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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