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200만 국민이 선택한 국가대표 교통카드 'K패스'
매해 폭염, 대홍수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며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탄소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하는 최우선 과제가 됐다. 세계 각국은 탄소 배출량의 20%를 차지하는 수송 부문에서 해당 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다.
우리 정부는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을 구상해 왔다. 해당 사업의 주된 방향은 대중교통비 실부담을 완화해줌으로써 대중교통 실수요자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람들에 대해서 대중교통비를 지원해줌으로써 정기적인 대중교통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고민의 결과 마침내 2024년 5월 1일, 누구나 편리하게 대중교통비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는 K패스를 출시했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정기적으로 이용한 이용자들에게 대중교통 이용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주는 사업이다. 일반층은 대중교통 이용금액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으며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청년이나 저소득층 등 실수요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더욱 크다. 만 19~34세인 청년층의 경우 이용 금액의 30%,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의 경우 53%를 환급받을 수 있다.
K패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K패스 참여 카드사에서 전용 카드를 발급받은 후 K패스 앱이나 누리집에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된다. 이후에는 발급받은 카드로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기만 하면 다음 달에 이용 금액의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K패스 시행 이후 5~6월 2개월 동안 이용자들은 월 평균 1만5060원을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환급 비율이 높은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경우 각각 1만7168원, 2만6162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나타나 대중교통 이용의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해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K패스는 대중교통비 부담을 완화해주는 효과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활성화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패스 시행 3개월을 맞이해 시행한 이용자 설문조사(총 5만2234명 참여) 결과 K패스 이용 전후 대중교통 이용 횟수는 일주일에 평균 6회에서 8회로, 2회 증가했다. 이를 한 달 기준으로 산출하면 평균 월 8회 대중교통 이용 횟수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평소 자가용을 직접 운전해 다니는 이용자의 경우에는 K패스 전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수가 일주일 기준 평균 3.45일에서 1.79일로, 1.66일 감소했다. 이를 탄소 감축량으로 환산하면 K패스 시행 이후 3개월 간 약 2만712톤의 탄소가 감축됐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해당 탄소량은 수령 30년산 소나무 총 228만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유사한 수치다. 이처럼 K패스는 자가용 이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함으로써 자가용으로부터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정책이라 평가되고 있다.
종합해보면 K패스는 대중교통비 절감, 대중교통 활성화, 그리고 탄소 배출량 저감이라는 친환경 효과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지니는 우리 정부 대표 교통정책이다. 하지만 정책 효과만큼이나 주목해볼만한 것은 정책에 대한 실이용자들의 만족도다.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95.7%가 K패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용자들은 교통비 절감 혜택이 크고 이전 알뜰교통카드와 달리 애플리케이션(앱)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아 혜택을 받기가 훨씬 간편해졌다는 점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기후동행카드 등 지자체 사업과 달리 전국 어디에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여러 카드사에서 K패스 상품이 나와 이용자들의 선택 폭이 넓다는 점 또한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출시 3개월만에 K패스는 그 어느 사업보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이용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K패스 이전 2020년부터 시행했던 알뜰교통카드가 2023년 말 109만명의 이용자를 달성한 속도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빠른 추세다. 정부는 이러한 관심에 부응해 더 많은 국민이, 더 편리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K패스 사업에 참여하는 지자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K패스는 전국 189개 시·군·구와 협업해 추진 중으로 나머지 40여개의 미참여 지자체 주민들은 K패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지자체 주민들도 K패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자체와 계속 협의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드사 등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용자들이 추가적인 혜택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더 나아가 K패스 실제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이용자들이 더욱 쉽고 편리하게 K패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 결과 K패스가 200만명을 넘어 더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해서 명실상부 국가대표 교통카드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필자〉 강희업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은 1994년 제30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에는 영국 리즈대에서 교통계획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토교통부 재정담당관, 도로정책과장 등을 거쳐 2017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평창·강릉 등 개최지의 교통대책을 총괄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했다. 이후 기술안전정책관과 철도안전정책관, 철도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2022년에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상임위원, 그리고 2023년에는 위원장으로 임명되어 수도권 등 우리나라의 대도시권 교통망 확충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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