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들롱, 별세…‘세기의 미남’서 안락사 결정까지[종합]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세상을 떠났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알랭 들롱 자녀들의 발표를 인용해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들롱의 반려견)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되어 매우 슬퍼하고 있다. 알랭 들롱은 두시에 있는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향년 88세.
1935년 출생인 알랭 들롱은 1957년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해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1960)서 신분 상승의 욕망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으로 출연해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영화 ‘한밤의 암살자’(1967) ‘그대 품에 다시 한번’(1968) ‘암흑가의 세 사람’(1970) ‘형사’(1972) ‘조로’(1975) 등 9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배우로서 인정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암흑가의 두 사람’ 등 24편의 영화를 직접 제작했으며, ‘최후의 방어선’ ‘형사 이야기’ 등 2편의 영화에서 연출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기도 했다. 1995년 제4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받았는가 하면,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알랭 들롱은 안락사를 찬성해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9년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뒤 스위스에 거주해온 그는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특정 나이, 시점부터 우리는 병원이나 생명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떠날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알랭 들롱의 안락사 지지는 전 아내인 나탈리 들롱의 죽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탈리는 지난 2021년 1월 췌장암으로 사망하기 전 안락사를 희망했지만,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불가능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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