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고시엔 8강…“동해 바다 건너서” 교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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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6회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甲子園)에서 3연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17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본선 3차전에서 후쿠오카현 대표 니시닛폰단기대 부속고를 4-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는 고시엔에 처음 출전한 2021년에 거둔 최고 성적 4강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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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가 확정되자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홈플레이트에 도열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제창했다. 공영 NHK 방송은 선수들이 교가를 부르는 장면을 한국어 가사 자막, 일본어 번역과 함께 화면에 실어 일본 전역에 생중계했다. 이번 대회 들어서만 3번째로 NHK를 통해 방영된 장면이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 나카자키 루이(中崎琉生)가 9회까지 삼진 14개를 뽑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완봉승을 거뒀다.
교토국제고는 고시엔에 처음 출전한 2021년에 거둔 최고 성적 4강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8강 상대인 나라현 대표 지벤가쿠엔(智辯學園)고는 3년 전 4강에서 맞붙어 패했던 상대다. 고마키 노리쓰구(小牧憲継) 교토국제고 감독은 “3년 전에 졌던 상대인 만큼, 이길 수 있는 부분을 잘 공략해 승리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너무 잘해줘서 감동을 받았다”며 “학생들이 한일의 가교로서, 우호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한다. 이런 발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마음이 우리 선수들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민족 교육을 위해 1947년 개교한 교토조선 중학교가 뿌리다. 이후 교토한국 중고교로 재편돼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재일교포 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 운영난으로 고민하던 학교는 2003년 일본 정부의 정규 학교 인가를 받아 지금의 교토국제 중고교가 됐다.
지금은 전체 학생의 약 90%가 일본인이다.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학교 문을 두드린다. 최근에는 야구부가 고시엔에 단골로 출전하면서 야구 명문교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고시엔에는 일본 내 3715개 고교가 도전했고 49개 학교가 본선에 올랐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프로야구를 뛰어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 고시엔 본선 자체가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여겨진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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