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싫어요" 쉬는 청년 44만명…역대 최대

29세 이하 청년층 815만명 중 5.4%…'쉬었음'

취업 준비생들이 2023년 10월 18일 대구 수성구 SW 융합테크비즈센터(DNEX)에서 열린 '2023 청년굿잡 일자리 박람회'를 찾아 채용 알림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쉬었다'는 청년이 44만명을 넘기며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약 75%는 일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4만2000명 증가한 4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지만 단순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청년들이 늘어나며,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넘어서며 같은 달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과 적합한 근로조건의 결여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였으나 2018년 3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늘었다가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으나, 작년(40만2000명)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청년층의 '쉬었음' 수가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 28만8000명, 50대 39만4000명을 기록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 데 비해 쉬는 청년은 늘면서 그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 815만명 중 '쉬었음' 청년(44만3000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7월 기준 가장 많았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 중 4분의 3 이상은 일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 청년(44만3000명) 중 33만5000명은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중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이어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으로 나타났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