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떨어진다는데 채권 투자해볼까? 금감원 “장기채·레버리지 ETF 주의해야”

김지혜 기자 2024. 8. 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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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준금리가 내릴 것이란 전망에 채권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는 채권 투자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18일 안내했다. 특히 금리 하락기에 선호되는 장기채의 경우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해 기대수익만큼이나 위험도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개인의 장외채권 순매수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부터 매달 3조원 이상의 채권 순매수가 이뤄지면서, 올해 누적 순매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가량 증가한 2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채권은 투자자가 정부·공공기관·주식회사 등 발행 기관에 돈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증권으로, 투자자는 이자를 받거나 채권을 팔아 수익을 본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에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다.

금감원은 우선, 발행인이 부도·파산할 경우 채권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 폭도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장금리 하락이 예상되면, 통상 단기채보다 이자와 가격 변동성이 높은 장기채를 더 선호하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는 의미다.

일례로 시장금리가 3%에서 4%로 1%포인트 오르면, 표면금리 3%·액면가 1만원인 5년 만기와 30년 만기 채권의 가격 하락폭은 4배 이상 벌어진다. 5년 만기 채권의 가격이 458원(-4.58%) 떨어질 때, 30년 만기 채권은 1960원(-19.6%)이나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금감원은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폭이 시장 예측보다 늦어지거나 작을 때 시장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일간 수익률의 2배수, 3배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장기 투자할 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고위험 상품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 채권 투자시에는 환율 변동, 채권 발행 국가의 경제 상황 등도 살펴야 한다. 해외 채권을 만기 보유하면서 확정된 이자를 받는다 해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면 원화로 환산한 원금과 이자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1년 투자수요가 높았던 브라질 채권은 10년 만기 도래 시 수령 금액이 원금의 2배를 넘겼지만, 그사이 현지통화의 가치가 급락해 원화로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

장기채를 장외채권으로 매수한다면, 중도 매도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중개 매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해당 채권이 장내 상장된 경우에만 가능하니 장기채의 경우 매수 전 이를 확인해야 한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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