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 위치·크기 미달” 상이연금 거절한 군…법원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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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이마에 흉터가 생긴 군인에게 ‘(흉터의) 위치와 크기가 기준에 미달한다’며 상이연금 지급을 거절한 국방부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손인희 판사는 전직 특수요원 ㄱ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상이연금 비해당 결정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1999년 임관해 특수요원으로 근무하던 ㄱ씨는 2001년 10월 훈련장에서 특수무술 훈련을 하다 공중회전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머리부터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이마 중앙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미간에 와이(Y)자 형태의 흉터가 났다.

ㄱ씨는 흉터가 남자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청구했으나 지난해 10월 거절당했다. 국방부는 2개의 흉터가 서로 이어져서 1개로 보일 때에는 길이를 합산해 평가해야 한다며 “측정된 길이가 5㎝ 미만으로 확인돼 상이등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이마 부위 흉터(4㎝)와 눈 주변 흉터(1㎝)가 남아 합쳐서 5㎝ 흉터로 간주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방부의 처분에 불복한 ㄱ씨가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요청하자 그때부터 국방부는 “와이자 형태의 흉터는 2개 이상의 선 모양 흉터가 인접해 1개로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흉터이므로 (둘 중) 길이가 긴 흉터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법원은 ㄱ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ㄱ씨는 상이등급 제7급인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사람 ’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방부의 흉터 길이 기준에 대해서도 “(ㄱ씨의) 흉터가 하나의 흉터라고 단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상이등급을 인정하는 취지는 흉터로 인해 겪게 되는 개인의 심리적 위축 등을 장애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1개의 흉터인 경우에는 길이가 긴 기준으로 등급을 판정하고, 1개의 흉터로 ‘보이는’ 경우에는 각 흉터의 길이를 합산해 판정한다는 국방부의 방침은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