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아픈 손가락’은 여기

조해영 기자 2024. 8. 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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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의 여파로 부동산신탁과 캐피탈, 저축은행 업황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금융지주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에 4대 금융지주는 은행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나, 비은행 부문에서는 부동산신탁과 캐피탈 등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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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캐피탈 등 PF 부실 여파
6월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4대 시중은행의 자동입출금기. 연합뉴스

상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의 여파로 부동산신탁과 캐피탈, 저축은행 업황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금융지주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에 4대 금융지주는 은행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으나, 비은행 부문에서는 부동산신탁과 캐피탈 등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18일 국내 4대 금융지주(케이비(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가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산하 계열사들의 업황과 그에 따른 대응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해 5월 제출된 분기보고서와 비교해보면 업황에 따른 인식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곳이 부동산신탁사다. 케이비금융은 자회사 케이비부동산신탁에 대해 분기보고서에서는 “가시적인 성과” “수익실현 도모” 등의 표현을 썼지만, 반기보고서에서는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고 “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서술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1분기에는 “수익성, 건전성, 성장성을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겠다고 썼던 반면, 반기보고서에서는 “사후관리 강화를 통한 신탁계정대 회수 극대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탁계정대란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게 신탁사가 빌려준 금액이다.

영업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기류가 보고서에도 반영된 것이다.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건설사를 대신에 보증을 섰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준공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손해가 현실화하는 위험에 놓인다. 최근 피에프 사업성 재평가 과정에 부실 위험이 있는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캐피탈사 역시 위험이 고조되는 곳이다. 신한지주는 신한캐피탈에 대해 분기보고서에서는 “부동산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부실 가능성이 지속”된다고 표현했으나, 반기보고서에서는 “침체 지속에 따른 피에프·브릿지론 관련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험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표현도 반기보고서에서는 사라졌다. 신한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2% 감소했다. 이밖에도 신한지주는 저축은행에 대해 분기보고서에 없었던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저축은행 상황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표현을 반기보고서에 추가했다.

한편 상반기 백억대 횡령 사고에 이어 최근 손태승 전 회장의 부적정 대출 문제가 불거진 우리금융지주의 반기보고서에서는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가 강조됐다. 분기보고서에서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했으나 반기보고서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손 전 회장의 부적정 대출 사고에 대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관계, 내부통제 체계를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바꿔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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