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36승’ KIA 우승청부사가 KBO의 맛을 느꼈다…151km 위력, 대권까지 가려면 이것을 극복하라[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2경기를 통해 타자들의 정보를 파악했다. 김태군의 콜을 최대한 따라갔다.”
메이저리그 36승 출신의 우승청부사, KIA 타이거즈 좌완 에릭 라우어(29)가 가장 중요한 삼성 라이온즈전(11일 광주, 3⅓이닝 7피안타 2피홈런 3탈삼진 2사사구 4실점), LG 트윈스전(17일 잠실, 5이닝 4피안타 7탈삼진 4볼넷 1실점 승리)을 마쳤다. 이범호 감독은 포스트시즌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큰 두 팀을 상대로 라우어를 의도적으로 붙였다.
결과만 보면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5.40, WHIP 1.92, 피안타율 0.314다. 그래도 17일 LG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라우어는 LG전 직후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5회까지 믿어준 코칭스태프에 너무나 감사하다”라고 했다.
라우어는 2022년과 2023년에 팔꿈치와 어깨 부상 이슈가 있었다. 그 여파로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 LG를 상대로 150~151km까지 뿌리며 위력을 과시했다. 좌완이 이 정도의 스피드를 갖고 있다면 KBO리그애서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울러 좌타자 바깥으로 도망가는 커터는 확실히 위력이 있었다. 우타자에겐 많이 쓰지는 않지만, 과감하게 써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움직임이 좋았다. 그래도 우타자 승부가 좌타자에 비해 고민이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400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50.
삼성전과 LG전이 달랐던 건 커브 사용 빈도다. 좌타자 구단 LG도 이날 의도적으로 우타자를 최대한 배치했다. 라우어는 커브를 적절히 섞어 타자들의 눈도 흐트러트리고 타이밍 싸움도 했다. 그러나 효율적인 승부를 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패스트볼을 힘으로 윽박지르는 게 효과가 좋았다.
5이닝을 소화하는데 108개의 공이 필요했다. 전체적으로 제구에 애를 먹는 느낌이었다. 삼성전서는 커터가 전부 타자들 시선에 치기 좋게 높게 들어갔다. LG전서 커터는 확실히 위력이 있었다. 단, 이날은 패스트볼부터 날리는 느낌이 있었다.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많이 벗어난 공이 적지 않았다. 컨디션을 올리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KIA로선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라우어는 “벤치에 1이닝만 더 믿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80구를 던지든 120구를 던지든 느낌은 비슷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구수가 많아서 스트라이크 존에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했다. 포심과 커터 위주로 많이 사용했다. 그 다음에 다른 구종도 최대한 존으로 공략하려고 했다. 지난 경기와 발리 커브를 던지면서 타이밍 싸움을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좌타자 승부를 딱히 의식하지는 않는다. 라우어는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군의 콜을 최대한 믿으면서 투구했다. 아무래도 선수들을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김태군을 따라가야 한다”라고 했다.
라우어는 경력과 위력 모두 KIA의 우승청부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단, 보완해야 할 점도 확인했다. 그는 “KBO에서 좀 다른 느낌의 압박이 있다. 그래도 처음이다 보니 야수들을 믿고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텍사스에 있을 때보다 습도는 높지만, 날씨는 비슷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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