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전국대회서 우승하니 대견하고 울컥” 초등학생 당구유망주 ‘환희 아빠’ 이성훈 씨
3년전 아빠따라 당구장 갔다가 큐 잡아
“형 레슨보고 아빠 졸라 함께 배워”
지난3월 선수등록…전국대회 2연속 우승
3년 전인 2021년 10월 경북 구미시 구미역 뒤쪽에 있는 역후당구장. 몇몇 동호인들이 게임을 즐기던 오후에 초등학생 두 명이 아빠 따라 당구장에 왔다. “레슨때문에 왔는데요.”
구미 역후당구클럽 김도형 선수가 스승
◆3년 전 환희와 형 데리고 구미 역후당구클럽 찾은 환희 아빠
며칠 후부터 형이 역후당구클럽에서 김도형 선수에게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따라간 환희가 엄청 졸라댔다. “형이 레슨받는데 옆에서 자기 키만한 큐를 들고 자기도 배우고 싶다고 얼마나 졸라대던지.” 아빠는 결국 환희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환희는 역후당구클럽이 운영하는 ‘학생선수 육성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웠다. 스승 김도형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환희의 소질을 알아봤다. 이성훈 씨는 레슨 두 달만에 김도형 선수가 “환희에게 소질이 있다. 아버지만 괜찮다면 환희를 선수반으로 옮기는게 낫겠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들은 환희는 너무 좋아했다.
“아버지로서 아이가 잘하는게 하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고 싶은걸 하면 더욱 좋고요. 환희는 욕심이 많아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당구선수도 잘하고 있습니다. 대견하지요.”
◆환희 경기땐 양구 남원 고성 태백으로…할아버지 아빠 엄마 형까지 온가족 나들이
아빠 이성훈 씨는 다른 아빠처럼 가끔 친구들 하고 취미 삼아 당구치는 정도였다. 중대 200점 실력. 그나마 결혼 후에는 당구장에 거의 못갔다. 학원을 운영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조금씩 환희에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환희가 당구를 배우면서 저도 대대를 시작, 지금은 23점까지 올렸습니다. 시간될 때 유튜브로 당구동영상도 봅니다.”
2년 정도 레슨을 받은 환희는 스스인 김도형 선수 추천으로 지난 3월 경북당구연맹을 통해 대한당구연맹에 학생선수로 등록, 정식 선수가 됐다. (당시 성주 수륜초등학교6학년인 한연우와 함께 선수등록했다) “선수 되니까 환희가 너무 좋아했습니다. 대회에 나간다고 더 좋아하고. 레슨받으며 때로는 혼나기도 하고 힘들었을텐데 잘 이겨내고 커줘서 고맙지요.”
◆환희 첫 출전 양구대회 우승에 ‘대견스럽고 울컥” 모범적인 선수로 컸으면
정식 선수가 된 환희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선수등록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덜컥 우승했다.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24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초등부(1쿠션)에서 1위를 차지한 것. “처음 나간 대회에서 우승하니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환희가 열심히 하는줄은 알았는데, 성적으로 증명받으니 할아버지와 엄마 모두 대견하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어 6월에 열린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서도 우승, 2대회를 연속 석권했다.
이후 1쿠션, 3쿠션 시스템 이론교육을 배웠고 어느새 수지도 24점까지 올라갔다. 현재는 더 발전해서 26점이다.
스승 김도형 선수(경북)는 “환희는 소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평소 훈련할 때도 어린 나이임에도 안되면 될 때까지 해내려는 끈기와 욕심이 대단하다”며 “중고등학교로 진학, 신체적 성장이 이뤄지면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희는 당구연습뿐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한다. 환희의 일과는 학교 끝나면 역후당구클럽에가서 레슨받고 연습한다. 대개 저녁 7시쯤 혼자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늦을 땐 아빠가 데리러 간다.
환희네는 다문화 가정이다.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다. “환희는 학원을 안 다닙니다. 저녁에 숙제 마치면 제가 수학을 가르치고, 온라인으로 배우는 영어를 엄마가 도와줍니다.”
아빠의 바람은 하나다. “환희가 하고싶은걸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줄 겁니다. 당구선수로서 기본을 잊지않고 훌륭한 선배들 따라서 모범적인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사진 넘길수록 선명하게 보이네”…황당 이혼설 지연 근황 ‘눈길’ - 매일경제
- “10억 내고 감옥서 풀려났다”…서장훈 앞에서 1200억원 자랑한 이 남자 - 매일경제
- 1133회 로또 1등 13명, 21억원씩…당첨 번호 ‘13 14 20 28 29 34’ - 매일경제
- “내가 빨래하러 온 건지”…‘안세영 사태’ 터지자, 김연경 발언 재조명 - 매일경제
- 암 예방효과 커피의 반전…하루 4잔 이상 마시면 ‘이 질병’ 걸릴 확률 쑥 - 매일경제
- 필리핀 여행 갔다 봉변…한국인 관광객, 2인조 노상강도 흉기에 부상 - 매일경제
- “아파트 한채 빌려 매춘부 집어넣더니”...믿기지 않는 비밀 프로젝트의 실체 [Books] - 매일경제
- “강남 엄마들 사이 인기 폭발”…필리핀 이모 100명 보낸 ‘이 남자’ - 매일경제
- “좋아 자연스러웠어”…포도 수확하는 노인, 알고 보니 서리였다 [영상] - 매일경제
- ‘개막전 개막포는 이강인이 쏩니다’…왼발 환상 감차로 3분 만에 시즌 1호골 쾅!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