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전시감독·한여름 개최…변신 꾀한 부산비엔날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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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부산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행사인 부산비엔날레가 '어둠에서 보기'를 주제로 16일 개막했다.
주전시장인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1995년생 정유진의 '망망대해로'로 전시가 시작됐다.
예전 한국은행 금고로 쓰였던 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1층의 금고미술관에는 차지량의 작품 등이 전시됐고 한성은행 부산지점이었던 한성1918은 사운트 프로젝트 특화 공간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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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년마다 부산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행사인 부산비엔날레가 '어둠에서 보기'를 주제로 16일 개막했다.
올해 행사는 여러 면에서 지난 행사와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늘 가을에 열리던 것을 좀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여름방학과 휴가 기간에 맞춰 올해 처음 개막 시기를 한여름인 8월로 당겼다. 전시감독도 필립 피로트와 베라 메이 두 사람을 선정해 처음으로 공동감독체제로 진행됐다.
참여 작가 수를 줄이고 작가당 출품작을 늘린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올해 참여작가는 78명(62개 팀)으로 역대 부산비엔날레 중 가장 적지만 작품 수는 약 350점으로 지난해보다 많다.
주전시장인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1995년생 정유진의 '망망대해로'로 전시가 시작됐다. 재난, 재해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는 정유진은 난파된 해적선 같은 풍경을 대규모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에 구현했다.
부산현대미술관에는 역사와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2022년 독일의 국제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에서 반유대주의 논란으로 작품이 철거됐던 인도네시아 작가그룹 타링 파디는 쌀 포대와 걸개그림 등으로 인도네시아의 쌀값 폭등 문제를 다룬 작품을 내놨다. 김경화의 '무명옷을 입은 사람들'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 동매산에서 있었던 집단 학살 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라즈야쉬리 구디는 1천개의 그릇으로 구성된 설치 작품으로 인도의 카스트 제도 문제를 다루고, 지난 봄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프라차야 핀통은 베트남전 당시 라오스에 투하됐던 불발탄 문제를 소재로 한 설치 작품을 출품했다.
나탈리 무차마드의 설치 작업 '엔리케'는 포르투갈 탐험가 마젤란의 노예이자 통역사였던 엔리케 데 말라카를 조명한다. 인도네시아 바틱을 이용한 패치워크와 흙, 코코넛을 이용한 설치 작업 등으로 영토 점령을 정당화했던 강대국들의 논리를 비판하는 작품이다.
김치를 활용한 해외 작가의 작품도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가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은 김치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이미지로부터 구현한 음식 지도, 가나의 음식인 '와케'와 김치를 가공한 설치작품으로 구성된 '김치-와케'를 출품했다.
윤석남의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화 시리즈,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인 송천스님의 그림 등에도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부산 원도심에도 전시장이 마련됐다. 예전 한국은행 금고로 쓰였던 부산근현대역사관 지하 1층의 금고미술관에는 차지량의 작품 등이 전시됐고 한성은행 부산지점이었던 한성1918은 사운트 프로젝트 특화 공간으로 활용됐다. 1960년대 지어진 2층 양옥집인 초량재에서는 커다란 지구본이 산산조각 난 채 흩어진 정유진의 작품 '포춘 어스' 등을 전시한다.
일반 관람이 시작된 17일 둘러본 이번 비엔날레는 전반적으로 비엔날레를 찾는 관객들이 기대하곤 하는 시각적인 볼거리가 많지 않아 다소 밋밋한 느낌이 든다. 이번 전시의 두 축으로 제시된 '해적 계몽주의', '불교의 깨달음'이라는 키워드와 전시작들의 연결고리가 잘 와닿지 않는다는 반응들도 있었다. 개막 후에도 공식 홈페이지에 출품작 이미지들이 제대로 업데이트되지 않아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전시는 10월20일까지 계속된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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