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생각] 후진국 조건

2024. 8. 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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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에 북아프리카에 있는 국가에 다녀왔다.

대한민국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지원하는 후진국 지원 프로그램 중 4년제 기술대학의 교과과정 및 실험실습 장비 개선과 산학협력을 통한 시스템 구축 등 컨설팅을 위한 목적이었다.

아울러 과거의 훌륭한 국가도 이렇게 후진국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이후 70여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선진국대열에 올라있으나 이 국가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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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에 북아프리카에 있는 국가에 다녀왔다. 대한민국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지원하는 후진국 지원 프로그램 중 4년제 기술대학의 교과과정 및 실험실습 장비 개선과 산학협력을 통한 시스템 구축 등 컨설팅을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이번에 이 나라 방문은 처음이었지만 한 달을 계속해서 개인 주택에 머무르면서 현지인과 가깝게 생활한 것이 과거 여행이나 출장과 다른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현지 생활을 한 달간 제대로 하고 귀국한 귀중한 경험을 했다.

다른 많은 나라가 그렇듯이 이 나라 또한 과거 세계 인류문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고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곳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현재는 1인당 국민소득 4500여 달러로 우리 대한민국의 8분의 1수준이다. 인구 또한 두 배가 넘고 영토 또한 한국의 5배 정도로 큰 국가이지만 현재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사회를 유지하는 국가가 되었다. 개개인을 보면 모두 똑똑하고 자존심도 있고 이웃의 약자를 특히 사랑하고 보호하는 동정심도 갖춘 훌륭한 국민으로 구성되어있다.

평소에 이 국가에 대한 관심도 많아 꼭 방문하고 싶었고 나의 인생 버킷리스트에 꼽을 정도로 문화적으로 번성했고 역사적으로 뿌리가 있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을 통하여 개인적으로 이 나라에 대한 실망을 크게 하고 귀국하게 되었다. 아울러 과거의 훌륭한 국가도 이렇게 후진국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떤 이유가 있을까. 한 달 내내 있으면서 이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하여 서민 동네도 둘러보았다. 특히 대화가 가능한 현지 가이드와 교수진과도 다양한 질문과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특히 충격적이고 더욱 슬픈 것은 현지 보통 서민들과 학생, 그리고 일부 교수 엘리트 층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자기 나라에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들을 어떤 국민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첫째는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둘째는 동정심이 많지만 셋째는 게으르다고 자백한다. 본인들 스스로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또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 나라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한민국 건국과 비슷한 시점에 공화국이 되면서 현대화를 추진하였다. 이후 70여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선진국대열에 올라있으나 이 국가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있다.

그 주요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첫째는 국민들 스스로 게으르다고 인정하면서 이를 고치고 싶은 생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 및 종교 지도자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둘째는 문맹률이 20%에 이르고 대학교수에 대한 처우 등도 문제이지만 특히 초중등 교육에서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과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 교육을 통한 미래 인재 육성 없이 선진국의 꿈을 꾼다는 것이 가능할까. 셋째는 도로, 철강, 에너지 등 사회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가 너무 부족하다. 사회 인프라 구축은 선진사회건설 우선순위의 기본이다. 다른 분야의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이에 대한 예산집행을 강행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체제 구축이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장기적 성과를 기대하는 미래 예산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공개된 국가 예산의 배분 규모를 보더라도 이제는 어디서부터 개혁을 먼저 해야 할지 선택이 어려워 보인다. 물론 한 달여 현지 생활로 이 국가의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볼 수는 없다. 안타까운 점은 숙소 밖에 나오면 손 내밀고 따라다닌 착한 눈동자의 어린 소년, 소녀가 여전히 눈에 밟힌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 김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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