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했으면” ‘그냥 쉰다’는 청년만 44만 “역대 최다”.. 10명 중 7명 이상 ‘스스로’ 구직도 포기, 왜?

제주방송 김지훈 2024. 8. 18. 13:4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9살 이하 청년 815만 명 중 5.4%.. “쉰다”
비경제활동인구 2개월째 증가세.. “취업 포기”
취업 원해도 ‘임금’ 등 안 맞아, 10명 중 4명↑


지난달 기준, 일이나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이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쉬었음’ 청년 규모는 코로나 19 팬데믹 수준조차 넘었는데, 이들 중 대다수인 75%, 즉 4명 중 3명 정도는 아예 일하기조차 원치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를 쉽게 찾기 어려운 고용시장의 현실이 구직 포기 현상을 더 부추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7월 청년층(15∼29살) 중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만 2,000명 늘어난 44만 3,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일하지 않는 청년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넘어서면서 같은 달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데도 붉하고,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이들을 의미합니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 명대에서 2018년 30만 명을 넘어섰고 계속 늘어 코로나 19 첫 해인 2020년 44만 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36만 1,000명까지 감소했고 지난해(40만 2,000명) 재차 증가세를 보이는 실정입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청년층 ‘쉬었음’ 수준은 많았습니다. 지난달 40대 ‘쉬었음’이 28만 4,000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적고, 30대 28만 8,000명, 50대 39만 4,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쉬는 청년은 늘어 그 비중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 815만 명 중 ‘쉬었음’ 청년(44만 3,000명) 비중이 5.4%로, 7월 기준 가장 많았을 정도입니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2019년 4.1%에서 팬데믹으로 2020년 5.0%로 늘었다가 2022년 4.2%까지 줄었던 게, 작년(4.8%)부터 늘어 올해 다시 5%대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나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 분석 결과에서도 이처럼 쉬는 청년은 단순히 양적으로만 아니라,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쉬었음 청년(44만 3,000명) 가운데 ‘일하기를 원했느냐’란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이 33만 5,000명에 달했습니다. 75% 이상이 구직 의사가 없었다란 얘기입니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했더니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중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다음은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취업자가 줄면서 고용률이 하락하는 반면, 실업률은 오히려 개선되는 이례적인 현상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살) 고용률은 46.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지난 5월(-0.7%p)과 6월(-0.4%p)에 이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업률은 5.5%로 오히려 0.5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취업 시장에서 이탈해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 청년들이 많아진 데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직자 중 상당수가 실업자가 아닌,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섰기 때문이란 얘기입니다.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으면 고용률이 하락하고, 이들이 구직활동을 하면 실업자로 집계됩니다.
다만 구직시장을 이탈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고용률 악화에도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처럼 비경제활동인구가 늘면서 노동시장 활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쉬었음’ 청년들 중 일부는 구직을 단념한 이들과 혼재되는 상황인데다, 이는 고용 여건의 악화로 인해 구직 활동을 미루게 되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노동 전문가는 “결국,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가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청년들 사이에 퍼지면서 구직을 포기하고 ‘쉬는’ 청년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실정”이라면서 “이러한 사회적 양극화는 향후 노동시장에 큰 도전과제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다른 전문가는 “제한된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로 인해 구직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이란 부정적 기대가 더해지면서 결국 ‘쉬었음’ 인구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라고 해석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