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잡겠다고 했는데...6회 관중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깃발 응원'에 압도, '무너진 불펜'에 실망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IA와 LG의 이번 잠실 주말 시리즈는 1.2위 간의 맞대결로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릴 만큼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대만큼 잠실야구장은 2일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야구 열기로 가득 찼다. 낮 최고기온 37도의 폭염 속에서도 야구팬들은 두 팀 간의 대결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가득 메웠다.
그런데 17일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6회가 끝나기도 전에 1루 LG 관중들이 야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8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많이 보일 정도로 상당수 팬들이 자리를 떠났다. 반면 KIA는 잠실이 마치 홈 구장인 것처럼 홈 팀을 압도하는 깃발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전날 경기에서 마무리 유영찬이 9회 나성범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진 LG는 이날 경기에서도 불펜이 문제였다.
LG 선발 손주영은 6회 구원 투수들이 난타를 당하며 5⅓이닝 8피안타(1홈런) 4탈삼진 3볼넷 5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불펜이었다. 정우영(0 ⅓이닝 1피안타 2사사구 3실점), 박명근(0이닝 2피홈런 1사사구 3실점), 김영준(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실점) 등 불펜진이 줄줄이 무너졌다.
LG는 6회에만 9점을 내주며 완전히 제압당했다. 6회초 소크라테스, 나성범, 김선빈의 연속 안타로 시작한 KIA의 공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LG는 1사 1, 3루에서 정우영의 폭투로 3루에 있던 나성범을 홈으로 들여보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후 최원준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2사 1, 2루에서는 한준수가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그리고 박찬호, 이창진의 연속 볼넷으로 얻은 2사 만루에서 김도영은 잠실야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35m 대형 그랜드슬램을 작렬해 LG 마운드를 초토화 시켰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소크라테스의 백투백 홈런까지 터졌고 이때부터 1루 LG 관중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야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상당수 LG 팬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 KIA는 8회초 이창진, 소크라테스의 안타와 박정우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김선빈의 싹쓸이 3타점 2루타까지 터지며 14-4 대승을 거뒀다.
내심 1위 자리까지 노리고 있던 LG는 KIA의 벽을 넘지 못했다. 상대 전적의 열세, 마무리 유영찬의 특정 팀 상대로의 부진 등 많은 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17일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는 LG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이틀 연속 충격의 패배를 당한 LG가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시리즈 스윕에 도전하는 KIA는 18일 제임스 네일을 선발로 내세우고 LG는 디트릭 엔스가 준비하고 있다.
[6회 9실점 하며 11-1이 되자 LG 관중들이 야구장을 떠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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