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을 치고도 웃지 않는 자, 김도영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스경x인터뷰]
김도영(21·KIA)은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만루홈런을 쳤다. 0-1로 뒤지던 KIA가 5회초 2-1로 뒤집은 뒤 6-1로 달아난 6회초 김도영은 2사 만루에서 홈런을 때려 10-1로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쳐 역대 최연소이자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의 대기록을 달성한 김도영은 이틀 만에 친 시즌 31호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했다. 잠실구장 외야 한가운데 전광판 하단을 맞힌 비거리 135m짜리 대형홈런이었다. 만루홈런을 친 것은 데뷔후 두번째로 지난 6월20일 광주 LG전에 이어 두 달 만이다.
짜릿함의 요소를 모두 가진 홈런을 치고도 김도영은 그닥 웃지 않았다. 김도영은 경기 뒤 “홈런은 늘 짜릿하다. 하지만 아직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다. (타격)감이 별로 안 좋다보니 기분이 조금 다운된 것 같다. 타격감이 얼른 올라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시즌 29호 홈런을 때린 8월5일 이후 잠시 내림세를 겪었다. 8월6일 KT전부터 이날 LG전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35타수 9안타(타율 0.257) 7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시즌 30호 홈런을 쳐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14일 키움전까지는 7경기 연속 타점을 못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 2경기 만에 대형 만루홈런을 때렸고 3경기 연속 타점을 올려 사흘간 7타점을 모았다. 분명히 회복세에 있고 끊이지 않고 매경기 안타도 치고 있지만 김도영은 아직 ‘정상’이 아니라 느끼고 있다.
김도영은 “아직 안 올라왔다. 확실하다. 현재 50~60%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공은 보이는데 스트라이크·볼 구분이 안 된다. 5월에 잠깐 안 좋았을 때는 내가 생각한 구종이 와서 과감히 나가면 그게 인플레이가 돼서 바로 맞았는데 지금은 파울이 되고 스윙이 된다. 그러다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30홈런 나오기 전보다는 좀 나아졌는데 타석에서 생각을 더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올해 무시무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역대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로 출발해 역대 5번째로 전반기가 끝나기 전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그렇게 KBO 월간 MVP를 2번이나 수상한 김도영은 최연소 및 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신기록까지 달성했다.
17일까지 151안타를 쳐 타율 0.344 31홈런 89타점에 111득점 34도루, 출루율은 0.416이고 장타율은 0.640이다. 현재 득점 1위, 장타율 1위, 홈런 2위, 안타 3위, 타율 4위, 출루율 4위, 타점 5위, 도루 5위까지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월간 타율은 늘 0.320 이상을 넘겼고 7월에는 무려 0.407을 기록했지만 8월에는 0.271로 주춤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불과 3년차지만 워낙 괴물 같은 시즌을 치르고 있다보니 잠깐의 하락세도 더욱 크게 느끼는 듯 보인다.
김도영은 “나는 라이너성 타구가 많이 나와야 감이 올라왔다고 느낀다. 파울이 나오더라도 뒷쪽이 아닌 1루 관중석 쪽으로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상’을 회복하기 위해 가야 할 방향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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