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의식 못하는 무서운 후반기, 51홈런-57도루 페이스...40-70보다 위대한 기록 나올까?[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작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40홈런-70도루(41홈런, 73도루)를 달성했을 때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대부분의 기자들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다시는 나오기 힘든 대기록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그를 만장일치 MVP에 선정했다.
앞서 30홈런-60도루조차 달성된 적이 없으니 40-70은 역사상 '유일무이'의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올 만했다.
그렇다면 50홈런-50도루는 어떨까. 40-70보다 위대할까.
LA 다저스 오타니가 40-40에 성큼 다가서며 50-50도 사정권에 뒀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 2도루를 올리며 타석과 주루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38번째 홈런, 36-37번째 도루를 쏟아낸 오타니는 2홈런과 3도루를 보태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6번째로 40홈런-40도루 고지를 밟는다.
40-40클럽은 1988년 호세 칸세코가 개설해 1996년 배리 본즈,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 2023년 아쿠냐 주니어 순으로 가입했다.
오타니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시즌 50홈런, 48도루에 도달한다. 사상 첫 45-45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이정표일 뿐이고, 50-50도 욕심내볼 만한 페이스다.
주목할 점은 후반기 홈런과 도루 페이스다. 폭발적이고 무섭기까지 하다. 오타니는 후반기에만 27경기에서 9홈런, 14도루를 올렸다. 경기당 0.333홈런, 0.519도루 페이스다. 이를 남은 시즌 38경기에 대입하면 12.7홈런, 19.7도루를 추가할 수 있다. 즉 후반기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면 시즌 50~51홈런, 56~57도루에 도달한다는 얘기다. 역대 최초의 50-50 대기록을 수립하는 것이다.
역대 한 시즌 50홈런을 친 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1955년 뉴욕 자이언츠 윌리 메이스와 2007년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메이스는 51홈런-24도루, 로드리게스는 54홈런-24도루를 각각 마크했다.
다시 말해 50홈런-50도루는 차원이 다른 기록이라는 것이다. 50-30, 50-40도 없었으니 말이다.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나가 도루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우완 선발 안드레 팔란테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94.9마일 바깥쪽 높은 공을 볼로 골라 걸어나간 뒤 무키 베츠 타석에서 4구째 93마일 바깥쪽 직구가 볼이 되는 사이 2루로 내달려 세이프됐다. 이어 베츠의 좌측 깊숙한 뜬공으로 3루까지 진루한 오타니는 프레디 프리먼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렸다.
1-1 동점이던 3회 선두타자로 들어선 오타니는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출루한 뒤 또 다시 도루에 성공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팔란테의 4구째 81마일 커브가 원바운드로 들어가 포수를 맞고 3루쪽 더그아웃 방향으로 흐르는 사이 구심이 체크 스윙을 인정하자 그제야 1루로 내달렸다. 이어 베츠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고 프리먼 타석에서 2구째 몸쪽 94.8마일 몸쪽 직구가 볼이 되는 사이 다시 2루를 훔쳤다. 그러나 후속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다.
오타니는 1-3으로 뒤진 5회 2사후 홈런을 날렸다. 1B1S에서 팔란테의 3구째 한복판으로 떨어지는 80.3마일 커브를 끌어당겨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발사각 21도, 111.9마일의 속도로 빨랫줄처럼 날아간 공은 좌측 펜스 뒤 세인트루이스 불펜에 떨어졌다. 비거리 384피트. 오타니는 2-4로 뒤진 8회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날 타격을 모두 마쳤다.
이로써 오타니는 타율 0.291(478타수 139안타), 38홈런, 87타점, 93득점, 67볼넷, 37도루, 출루율 0.379, 장타율 0.611, OPS 0.990, 72장타, 292루타를 마크했다. NL 홈런, 득점, 장타율, OPS, 장타, 루타 1위를 유지했다. NL 홈런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가 이날 LA 에인절스전에서 시즌 36호 홈런을 때려 오타니를 2개차로 추격했다. 아울러 3타점을 보태 NL 타점 부문서 93개로 오타니를 6개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다저스는 2대5로 패했다. 72승52패를 마크한 다저스는 NL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지만,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승차가 2게임으로 좁혀졌다.
오타니는 경기 후 "투수를 상대할 때 올바른 타격폼으로 맞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그게 잘 안됐다고 느꼈다. 그럴수록 타석에서 좀더 나은 접근법을 가져가면서 안 좋은 컨디션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전날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14(44타수 5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나타냈었다. 후반기 타율은 0.204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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