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성폭력 고발, 성폭력법 위반? ‘나는 신이다’ PD 송치 논란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성폭력 범죄 등을 폭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PD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송치된 것에 대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다큐에 여성 신도의 나체 영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담아 배포한 것이 성폭력법 위반이라는 JMS 측 고발 취지를 경찰이 받아들인 것인데, JMS 피해자들은 “경찰이 정명석을 옹호하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논란은 지난 14일 서울 마포경찰서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 PD를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경찰은 조 PD가 해당 다큐멘터리를 영리 목적으로 제작하면서 JMS 신도들의 나체 영상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배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해당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조성현 PD 측은 “신도들의 얼굴을 가리는 등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했고, 공익적인 목적으로 해당 영상을 넣었다”며 “(경찰의 송치 결정에 대해)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JMS 교주인 정명석 총재를 포함해 자신을 ‘신’이라 칭하는 사이비종교 교주 4명의 범죄 행각을 적나라하게 다루면서 개봉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정 총재를 위해 나체 영상을 찍은 여성들의 신체 주요 부위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등장해 당시에도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나체 여성 신도 5명이 정씨에게 반신욕을 권하며 “저희가 주님의 피로를 확 녹여드릴게요”라며 양팔로 하트를 그리는 장면도 있다.
조 PD는 지난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이것을 보면서 ‘선정적이다’라고 생각한 분이 있느냐”고 반문하며 “일반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심지어 실제 수위의 10분의 1밖에 다루지 못했다”며 “피해자 분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 아쉬움을 표하는 분들이 많다. ‘왜 그런 이야기를 담지 못했냐’고 하시더라”고도 했다.
경찰의 이번 송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성폭력특별법이 제시하는 ‘공익 목적’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률계에선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위법성 조각 사유로 들고 있는 형법 제20조를 적용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부장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인권 침해를 고발하는 공익적 목적을 감안해야지, 통상적 음란물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했다면 문제”라고 했다.
JMS 피해자모임 측은 “엽기적 성폭력범 정명석을 폭로해 사회에 경종을 울린 PD에게 할 짓이냐”며 반발했다. 일각에선 “경찰에 JMS 신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JMS 고발을 주도해온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는 “다큐를 본 시청자들까지 모두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고 했다.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이 같은 촬영물과 복제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이 있다. 다만 경찰은 “다큐멘터리 시청자 등의 경우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혐의를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명석 총재는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직후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여신도 등을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2022년 10월 다시 구속됐다.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정씨는 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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