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폭발시킨 광복절 논란…위태로운 '박민 KBS'

노지민 기자 2024. 8. 1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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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복절 KBS에서 불거진 논란이 '수신료 거부' 여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KBS가 홈페이지 대문에 시청자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고, 박민 사장의 사과 입장을 냈지만 반발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처럼 광복절 논란이 KBS에 대한 비판적 여론, 재정 위기 등을 증폭시킨 가운데 박민 사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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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뉴스·사장 사과에도…시청자청원 쇄도, 수신료 거부 여론 확산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KBS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광복절 KBS에서 불거진 논란이 '수신료 거부' 여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KBS가 홈페이지 대문에 시청자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고, 박민 사장의 사과 입장을 냈지만 반발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KBS는 지난 광복절 이후 사흘째인 18일 현재까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입장문을 게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새벽 1TV 'KBS 중계석'을 통한 오페라 '나비부인' 방송을 두고 '공영방송이 광복절 되자마자 일본 기미가요와 군가 등이 등장하는 공연을 틀었다'는 지적이 일고, 이날 일기예보 배경 화면에 좌우 뒤집힌 태극기 이미지가 사용돼 비난이 쇄도한 데 대한 사과문이다.

KBS는 '나비부인'은 “6월29일 녹화해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방송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8월14일 심야에 방송”했으며, 뒤집힌 태극기 이미지는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을 구현하면서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태극기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8월15일 KBS '뉴스9' 갈무리

KBS는 이날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 앵커들을 통해서도 위 사안에 대해 사과했다. 이튿날 16일엔 박민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에 국민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집행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KBS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 개선을 위해 부사장이 주재하고 보도, 제작, 편성, 기술, 인사, 심의 등 분야별 국장급 기구로 구성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민 사장 취임 이래 KBS가 이처럼 여러 채널로 거듭 사과 입장을 낸 건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 책임자로 볼 수 있는 국장급 이상 인사들이 참여한 TF가 '꼬리 자르기'로 끝날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수차례 전해진 입장문에서 광복절 논란의 한 축인 이승만 미화 다큐 '기적의 시작' 방영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편성 문제에 대한 비판은 KBS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는 여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복절 이후 현재까지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210여 건의 KBS 비판 청원이 게시됐고, 그 가운데 30여 건이 수신료를 내지 않겠다는 취지로 작성됐다.

수신료 관련 청원 가운데 <친일파 KBS 박민사장 사퇴 및 수신료 거부> <왜 수신료내고 친일 방송을 봐야하나!> <광복절에 기미가요 트는 방송국을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수신료 납부 거부합니다> <시청료는 일본국민에게 걷으세요> 등은 KBS가 답변해야 하는 요건인 10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2024년 8월1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92개 단체가 구성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KBS를 극우 친일방송, 땡윤방송으로 만드는 박민은 즉각 사퇴하라'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이처럼 광복절 논란이 KBS에 대한 비판적 여론, 재정 위기 등을 증폭시킨 가운데 박민 사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해임된 김의철 전 사장 잔여임기(올해 12월까지)를 수행 중인 박민 사장은 차기 사장 공모에도 도전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KBS 내부에선 박민 사장 이하 경영진이 방송법, 편성규약 등 위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 내부 노동조합들(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같이노조), KBS 기자협회, KBS PD협회 등이 이번 광복절 논란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시민사회에선 언론·노동단체에 이어 독립운동 유관 단체들도 박민 사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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