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묵묵부답`… 개원의 시장 과열 전망
전공의 복귀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수련병원의 사직 처리가 늘어나면서 일반의 신분인 사직 전공의가 개원가로 더욱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1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은 하반기 전공의 추가 지원서 접수를 16일 마감했지만, 연장에도 불구하고 지원율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빅5' 병원 일부조차도 원서 마감시각 직전까지 지원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방 수련병원 대부분도 지원자가 전무한 채로 추가 모집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복귀 움직임은 여전히 없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 14일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9.0%로 여전히 한 자릿수다. 이처럼 복귀 조짐이 미미하자 지금까지 '미응답'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보류하며 버티던 지방 수련병원들은 최근 속속들이 일괄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있다.
아직까지 보류 중인 병원들도 단시일 내 처리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지역 대학병원 다수와 수도권 일부 병원은 서울권으로의 전공의 이탈을 우려해 사직 처리를 보류하고 상반기에 확보하지 못한 인원만 하반기에 뽑기로 했었다. 그러나 하반기 모집이 최종 마감되고 사태가 장기화하자 이제는 전공의 생계 등을 위해 처리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지방 수련병원장 A씨는 "지난달 말까지 고심했지만 결국 전공의 생계 등을 고려해 이달 초 미응답 전공의들의 사직 일괄 처리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 병원 외에도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은 "전공의들의 개별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직 처리를 한달가량 보류해왔지만 지난 6일과 12일 각각 처리를 완료했다. 전공의 대표 등과 소통해 일반의 재취업을 위한 사직 처리 요청을 전달받아 결정한 것이다. 부산대병원도 이달 9일 결국 미복귀 전공의 175명에 대한 사직서를 일괄 수리했다.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사직을 원하기 때문에 수리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사직 처리를 보류한 일부 수련병원들도 단시일 내 처리를 고려하고 있다.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는 지역 수련병원장 B씨는 "사직처리를 일괄로 할지 개별로 할지 등에 대해 전공의들의 의사를 파악 중"이라며 "전공의들 내부 협의 사항이 있는지 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다음 주 내에는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 수련병원들의 일괄 사직 처리가 대거 완료되면서 일반의 면허를 가진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 등으로 더욱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무응답'으로 일관한 미복귀 전공의들이 해당 수련병원 소속으로 남아 있었으나, 정식으로 사직 처리함으로써 결원이 생기고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 대다수 병원이 사직 처리를 완료한 지난달부터 일반의 취업 시장 경쟁은 이미 과열 양상인데, 지역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들까지 뛰어들며 이 같은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한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는 "페이는 월 1000만원 넘던 게 500만∼6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고 들었다"며 "면접 보고 나면 더 깎는 경우도 부지기수여서 실제로는 더 깎일 수도 있는데, 요즘에는 워낙 경쟁이 심해져서 그래도 지원이 많다더라"고 전했다.
정부 통계에서도 사직서 수리 허용 이후 전공의들이 일반의로서 병·의원 등 의료 현장에 돌아오는 사례는 늘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12일까지 레지던트 사직자 중 971명이 의료기관에 취업해 취업자 수가 지난 5일(625명)보다 346명 늘었다. 이들 중 42%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나머지는 의원급에 취업했다. 일반의로 취업하려는 사직 전공의들이 늘어도 이들이 수련병원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공의 일괄 사직 처리를 완료한 다수의 수련병원은 이들의 공백을 메꿀 전담의(일반의) 채용에 나서고 있다. 사직 전공의 대다수가 수련 병원이 아닌 개원가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되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사직 전공의 진로 지원을 강화했다. 의협은 지난달 전공의 진로지원 TF를 만들고 주별로 전공의 대상 정형외과·피부과·정신과 등 개원가 인기 과목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 처음 열린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에는 지원자가 몰려 신청을 조기 마감하기도 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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