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별로 좋지 않아, 감 안 좋아서” KIA 김도영 못 말려…홈런 2위·타율 4위·타점 5위인데 ‘얼마나 더 잘 하려고’[MD잠실]

잠실=김진성 기자 2024. 8. 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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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도영이 4회초 무사 1루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2주 전이었다.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역전 결승 우월 투런포를 터트린 김도영에게 “타격감이 안 좋다”라는 말을 들었다. 2주 후,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개인 두 번째 그랜드슬램을 터트린 김도영은 2주 전과 똑 같은 말을 했다. 심지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라고 했다.

2024년 8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도영이 6회초 2사 만루서 만루 홈런을 치고 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도영은 8월 13경기서 48타수 13안타 타율 0.271 3홈런 10타점이다. 4~7월과 비교할 때 볼륨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실제 8월에만 삼진을 18차례 당하면서, 3~4월(27개)에 육박하는 페이스를 그린다. 헛스윙도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257.

김도영은 1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연장 11회까지 치렀음에도 전력분석실을 찾아 타격 조언을 들었다. 본인도 이미 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다. 중심이동이 급하게 이뤄진다는 ‘셀프 비판’을 주중 키움 히어로즈 3연전 도중 했다. 중심이동을 해도 히팅포인트까지 힘을 싣기 위해 힘을 모으는 순간이 필요한데, 그 과정 없이 확 튀어나간다고 했다.

김도영은 LG전을 마치고 계속 좋아지는 과정이며, 한창 좋았던 시즌 초반보다 확실히 안 좋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도영은 최근 10경기서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LG전 그랜드슬램은,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 백스크린을 강타한 결과였다. 운동능력이 확실히 남다르다.

김도영은 “앞에서 잘 맞았는데 넘어갈 줄 몰랐다. 진짜 신기했다. 아직 기분이 좋지 않다. 감이 별로 안 좋아서. 기분이 조금 다운 돼있고 얼른 타격감이 올라오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 비해 스트라이크와 볼이 구분이 조금 안 된다. 내가 생각한 구종이 와서 과감히 나가면 인플레이 타구가 나왔는데, 지금은 파울이 되거나 헛스윙을 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타석에서 생각부터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삼진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타격리듬, 원활한 중심이동을 찾는 것에만 집중한다. 김도영은 “삼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중요한 상황에 삼진을 당하면 아쉽지만, 의식하지 않는다. 감 안 좋으면 삼진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연습을 통해 감을 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또한, 김도영은 “파울도 뒷그물 쪽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1루 쪽으로 나와야 한다”라고 했다. 보통 뒤로 나오는 파울은 타격 타이밍이 늦는 게 원인이다. 폭염 속에 경기 전 연습량을 늘리는 건 어렵고, 실전을 통해 감을 잡는 과정이다.

타율 0.344(4위) 31홈런(2위) 89타점(5위) 111득점(1위) 151안타(3위) 34도루(5위) 장타율 0.640(1위) 출루율 0.416(4위) 득점권타율 0.327. 타격 2개 부문 1위에 8개 부문 탑5다. 4월 최초 10-10에 전반기 20-20, 최연소-최소경기 30-30에 3-30-30-100-100까지 도전한다. 이미 내추럴 사이클링히트까지 했다.

2024년 8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도영이 6회초 2사 만루서 만루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렇게 야구를 잘 하는데 정작 김도영은 타격감이 안 좋다고 하니, 아이러니컬하다. 김도영의 말이 엄살이 아니라는 걸 기록과 타격 모습에서 짐작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도 KBO리그 최고선수의 야구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밖에 설명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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