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구나 120구나" 라우어가 보여준 이닝이터 가능성, KIA가 진짜 호랑이 날개를 달았나

신원철 기자 2024. 8. 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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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까지 97구를 던진 선발투수를 5회에 올렸다.

그것도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라우어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라우어는 "조금 피로도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래도 80구나 120구나 피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가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끝까지 잘 마쳐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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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승 축하 물세례를 받은 에릭 라우어가 양현종에게 반격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4회까지 97구를 던진 선발투수를 5회에 올렸다. 그것도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선수가 원했고 감독이 믿어준 경기, 결과는 5이닝 108구 1실점 승리였다. KIA 왼손투수 에릭 라우어가 KBO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올렸다.

라우어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5이닝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KIA는 14-4로 LG를 꺾고 3연승을 달렸다. 29경기를 남겨두고 2위 삼성 라이온즈와 5.5경기 차이라 1위가 매우 유력해졌다.

사실 라우어는 이번 경기에서도 KBO리그 첫 승을 올리지 못할 뻔했다. 4회가 끝났을 때 이미 투구 수가 100구에 육박했는데, 팀이 5회초 경기를 뒤집으면서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3개만 남자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더 책임졌다. 여기서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실점은 하지 않으면서 승리 요건을 갖췄다. KIA는 이어진 6회초 공격에서 라우어를 안심시키듯 9점을 더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 KIA 팬들에게 하트를 보내는 에릭 라우어. ⓒ KIA 타이거즈

경기 후 만난 라우어는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는다. 나를 5회 끝까지 믿고 자신감을 심어준 우리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5회 등판에 대해서는 "내 의지였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1일 삼성전에서 75구를 던지고 바로 다음 등판에서 110구 가까이 투구했다. 라우어는 "조금 피로도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래도 80구나 120구나 피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가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끝까지 잘 마쳐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17일 LG전에서는 직구 최고 구속 시속 151㎞를 기록했다. 모두 108구를 던진 가운데 직구가 56구로 가장 많았고, 커터가 34구로 그 뒤를 이었다. 커브 15구 외에 슬라이더 1구, 체인지업 2구를 섞어 LG 타선을 잠재웠다. 라우어는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직구와 커터 위주의 투구를 하게 됐다. 다른 구종들도 최대한 안쪽으로 던지려고 했다.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면서 상대를 빨리 맞혀 잡는 투구에 중점을 두고 투구했다"고 설명했다.

구종 선택에 대해서는 "지난 경기와 비교하면 패스트볼을 더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 커브를 섞으면서 타이밍을 흔들려고 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단 많은 공을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으려고 했다.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서 투구했다"고 말했다.

상대 팀 LG는 왼손타자 6명을 내보내는 주전 위주의 구성을 고집했다. 라우어에게는 편한 상대였을 수 있다. 그래도 라우어는 "상대 타선이 왼손타자가 많건 오른손타자가 많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김태군의 사인을 믿고 그 사인에 따라 던지려고 했다. 상대 타자의 유형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에릭 라우어 ⓒKIA 타이거즈

김태군과의 호흡에도 만족하는 눈치다. 라우어는 "이번 두 경기를 통해 타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김태군에게 많은 정보를 들었다. 김태군이 이미 많은 것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 타자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다.

빠르게 데뷔 승리를 올리면서 '우승 청부사'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라우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부터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첫 경기 못 이겼으니까 그건 빼고, 남은 경기는 다 이기겠다"고 선언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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