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 발생 건수 하이브리드 최저···경유차 최다

주영재 기자 2024. 8. 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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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6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사진은 지난 7월 9일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 위를 지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5년간 하이브리드 차량의 화재 건수가 다른 유종의 자동차 화재와 비교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소방청의 ‘자동차 유종별 화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하이브리드 차량의 화재 건수는 131건으로 다른 유종의 차보다 적었다.

화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유종은 경유로 6777건이다. 뒤를 이어 휘발유 3885건, 전기차는 157건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화재 발생은 2019년 23건에서 2023년 31건으로 증가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증가세를 감안하면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2019년 누적 등록 대수가 50만6000대였고, 2023년에는 154만2000대로 3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19년 7건에서 2021년 24건, 2023년 72건으로 늘었는데, 차량 증가세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9년 9만대에서 2023년 54만4000대로 약 6배 증가했다.

경유의 경우 꾸준히 차량 등록 대수가 줄었음에도 차량 노후화의 영향 등으로 오히려 화재 건수는 증가했다. 2019년 996만대에서 1348건의 불이 났으나, 2023년 950만대에서 141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 누적 등록 대수가 1231만4000대인 휘발유 차량 화재는 매년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817건이었고, 2021년 734건, 2023년 74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등록 대수를 기준으로 화재 발생률을 계산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0.002%다. 전기차는 0.013%이고,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각 0.006%, 0.015%다.

자동차 유종별 화재 현황

5년간 차량 장소별 화재 현황을 보면 모든 유종에서 일반도로 차량 화재 건수가 가장 많았다. 휘발유는 1900건, 경유는 2724건, 전기차는 64건, 하이브리드 차량은 67건이다.

경유차는 고속도로가 1413건으로 뒤를 이었고, 휘발유·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은 주차장이 2위였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주차장에서의 화재 발생 비율이 36%로, 다른 유종의 주차장 화재 발생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주차장에서의 화재 발생 비율은 평균 14.3%이고, 전기차 다음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비율(20.6%)이 높았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엔진 출력을 약하게 한 상태에서 배터리와 모터의 출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다른 유종에 비해 과부화될 확률이 낮은 것이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이 널리 보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모집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차장 화재는 내연차의 경우 대부분 차량 제동장치인 ABS(Anti-lock Braking System)의 결함과 24시간 블랙박스에서 발생했다.

전기차의 경우 주차장에서 불이 날 때 대부분 배터리의 에너지가 큰 ‘고준위 상태’일 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용운 연구사는 “전기차는 불이 나면 데이터가 다 사라져서 정확한 배터리 상태를 알기 어렵지만, ESS에서 발생한 화재를 보면 대부분 충전율이 90%를 넘었을 때 불이 났다”면서 “서울시가 충전율 90% 이하인 차량만 지하주차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책을 낸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량 장소별 화재 현황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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