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남편·57세 아내... 외신이 먼저 주목한 ‘식스팩’ 한국 부부
한국의 한 부부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모범 사례로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의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부부 김선옥(57), 강창동(62)씨를 소개했다. SCMP는 “여느 20대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는 두 사람이 헬스장에서 함께 운동하고, 집에서 실내 자전거를 타고, 손을 잡고 함께 스쿼트 운동을 하는 모습이 인스타그램에 담겨 있다”고 했다. 이들은 3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강씨는 2008년 설립한 유통 및 마케팅 회사에서 해외사업 개발 담당 이사로 일한다. 3년 전부터는 아내 김씨도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인플루언서가 된 건 2022년 딸의 짧은 동영상이 시작이었다. 부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갔을 때에도 운동했다. 딸은 “미친 몸매의 부모님이 한국에서 LA까지 방문했을 때, 그들의 관심사는 운동, 단백질, 운동복뿐”이라며 부부가 운동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전 세계에서 부부를 보고 열광했다.
아내 김씨는 “저희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정 운영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셜미디어가 일이자 수입의 수단이지만,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처럼 늙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이 많았고,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는 이들도 많았다”며 “결국 우리는 이 일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부부의 생활에 변화가 생긴 건 남편 강씨가 ‘보디프로필’ 촬영에 도전하기로 하면서다. 회사 운영 외에도 국내 대학의 MBA 과정 파트타임 교수로 일하는 강씨는 2021년 학교 간행물 인터뷰에서 버킷리스트로 ‘보디프로필’을 꼽았다.
강씨는 “제가 환갑을 갓 넘겼을 때인데, 인터넷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보디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저도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내 김씨도 흔쾌히 동참했다.
두 사람은 엄격한 식단 관리와 운동으로 1년 동안 화보 촬영을 준비했다. 강씨는 “우리 또래의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처럼 반년 만에 보디프로필 사진 촬영을 준비할 수 없다”며 “우리 나이가 되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정말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는 회사나 대학교 회식 때에도 직접 샐러드를 가져갈 정도로 보디프로필 준비에 전념했다.
그 노력의 결실은 잘 다듬어진 복근과 탄탄한 몸매가 돋보이는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부는 ‘잘 늙어가고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평생을 활발하게 살아왔지만 지금처럼 건강했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때 앓았던 허리 통증도 없앨 수 있었다”며 “우리의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됐으며 젊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이제 취미를 공유하고 함께 건강해졌으니 어떤 활동을 함께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정말 행복하다”며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고 했다.
두 사람은 화보 촬영을 준비하면서 만든 건강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일주일에 5일은 함께 헬스장에 가서 근력 운동 60분과 유산소 운동 30분을 한다. 다만, 화보 촬영 이후 식단은 제한을 없앴다. 강씨는 “술을 마실 때는 다음날 먹는 음식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거나 평소보다 조금 더 운동해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소셜미디어 때문은 아니다. 김씨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라며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에게도 슬픈 일”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딸과 아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운동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너희가 엄마 아빠 걱정 안 하게 하려고 운동하는 거야’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도전을 할 계획이다. 강씨는 “올해 말에는 시니어 모델이 되기 위한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또한 잘 나이 든 경험에 대한 책을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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