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지는 2위 싸움 ‘마지막 화두’ 하나는, 두산의 ‘지각 선발야구’

안승호 기자 2024. 8. 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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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선발투수 ‘최강 활약’
두산, 2위싸움 유일 과제 ‘청신호’
마운드 체력전 8월 레이스 주목
두산 곽빈.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시리카와. 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수원 KT전에서 조금은 낯선 흐름의 경기를 했다. 16일 경기에서는 외인 대체 선발 시라카와가 8이닝 동안 투구수 102개를 기록하며 4안타에 사구 1개만 내주는 무실점 역투를 했다. 불펜투수는 5-0이던 9회말 등판한 김강률 한 명으로 충분했다. 두산은 17일 경기에서는 선발 곽빈이 7.2이닝 동안 110구를 던지며 5안타 2실점 하는 호투로 3-2로 승리했다. 8회 2사 후 좌완 이병헌이 KT 좌타자 강백호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9회 마무리 김택연이 경기를 끝내는 이상적인 경기를 했다.

두산은 개막 이후 선발진에 여러 변수가 생기며 기복 있는 레이스를 했다. 선발투수가 이틀 연속 경기를 지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흐름의 경기가 조금 더 일찍 자주 나왔다면 팀이 훨씬 더 좋은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도 할 수 있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두산의 ‘지각 선발야구’가 2위 싸움의 새로운 화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15일까지 116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이 경기당 평균 4.2이닝꼴인 482이닝만을 던져 불펜 부담이 가장 큰 팀 중 하나였다. 또 7월9일 후반기 개막 이후 지난 15일까지는 선발투수 평균 이닝이 4.1이닝으로 한 계단 더 내려앉던 중이었다.

두산은 선발투수 관련 지표를 제외한 각종 부문에서는 리그를 리드하고 있다. 17일 현재 불펜 투수 평균자책 4.68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팀타율도 0.285로 KIA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팀 OPS 또한 0.789로 KIA에 이어 2위다.

이에 선발투수들이 반등 가능성을 보인 것은 두산이 상승 무드를 탈 수 있는 신호와 동일시될 수 있다.

두산 발라조빅.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브랜든. 두산 베어스 제공



다만 두산의 선발투수 구성에는 여전히 변수가 있다. 새 외국인투수 발라조빅과 국내파 에이스 곽빈은 무조건 선발진 ‘상수’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전제 조건 속에 지난 주말 최고의 피칭을 한 시라카와가 오는 21일 만료되는 계약 연장을 통해 아직 부상 병동에 있는 브랜든의 복귀 시점까지 버텨줘야 한다. 시라카와는 비로소 이번 KT전에서 그의 전 소속구단인 SSG와 두산이 기대했던 잠재력을 수면 위로 올렸다. 여기에 그간 부침이 많았던 최원준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새 5선발 최승용이 이닝 수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

8월을 잘 넘긴다면 두산은 경기별로 투수력을 집중시킬 기회가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두산은 최다 경기를 소화한 팀으로 잔여 경기수가 가장 적다. 17일 현재 2게임차로 앞서 있는 2위 삼성보다 2경기를 더 치렀고, 1.5게임차 앞에 있는 3위 LG보다는 5경기나 더 벌인 상태로 4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는 8월30일 이후로는 다른 팀에 비해 ‘연전’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예컨대 8월30일 금요일을 휴식일로 보내고 롯데와 홈에서 2연전을 치른 뒤 9월2일 월요일 휴식일 맞는다. 3일 대전 한화전을 치르고는 사흘간 다시 경기가 없다. 일정을 잘 활용한다면 포스트시즌 치르듯 경기별 마운드 높이를 최대치로 올려놓고 차곡차곡 승수를 쌓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새 마무리 김택연의 등장이 ‘황금열쇠’가 된 불펜과 새 외국인타자 제러드 영이 힘을 보태고 있는 타선은 당초 계산 이상으로 순조롭게 흘러갔다. 선발진이 조금만 더 힘을 더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어졌던 가운데 일단 반가운 ‘파란불’이 하나 들어 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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