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임영웅 참 좋아…잘 될 수밖에 없는 친구”[인터뷰]
배우 차승원이 연달아 차기작을 내놓는다. OTT플랫폼 디즈니+ 시리즈 ‘폭군’(감독 박훈정)부터 그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tvN ‘삼시세끼-라이트’다. 특히 ‘삼시세끼-라이트’에선 임영웅이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하, 임영웅 그 친구. 참 좋았어요.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많이 가진 친구죠. 엄청 담백하더라고요. 보통 예능에 오는 게스트들이 두 부류거든요? 와서 정신 못차리다가 끝나고 나서야 ‘내가 실수했구나’하는 친구, 아니면 와서 과도하게 열심히 하려는 친구. 그런데 임영웅은 뭔가 하려고도, 하지 않으려고도 안 하고 담백하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간혹 그 친구가 ‘임영웅’이라는 걸 잊기도 했죠. 희한하더라고요. 제가 유해진과 임영웅을 보고 ‘와~임영웅이다’라고 했는데, 10분이 지나니 깜빡하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담백해요. 진짜 잘 있다가 갔고요.”
차승원은 최근 만난 ‘스포츠경향’에 넷플릭스 ‘낙원의 밤’ 이후 ‘폭군’으로 재회한 박훈정 감독에 대한 애정, 김선호, 김강우, 조윤수와 협업한 소감, ‘로코물’에 대한 소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훈정 감독, 날 믿고 열어주는 고마운 관계”
‘폭군’은 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차승원은 극 중 살인청소부 임상 역을 맡아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한다. 박훈정 감독과는 두번째 작품이다.
“박훈정 감독의 세계관에 대해 다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초인에 관한 건데, 앞서 ‘마녀’나 ‘폭군’ 세계관과 합쳐지면 대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되더라고요. 아이디어가 대단했죠. 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살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더불어 제겐 고마운 관계이기도 해요. ‘낙원의 밤’ 때 보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절 더 믿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박 감독의 현장에선 저도 더 신경쓰고 깊숙하게 들어가게끔 하는 동기를 부여받기도 하고요. 이 사람이 날 이렇게까지 믿어주는데, 나도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생기죠.”
이번 작품으로 만난 신예 조윤수와 김선호, 김강우도 그에겐 짜릿한 자극제였다.
“조윤수는 참 고생을 많이 했어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이 있다는 걸 내내 느꼈죠. 영화 찍으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생각하면 충분한 보상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고요. 함께한 김선호는 참 유연해요. 어떤 역을 맡아도 잘 해낼 것 같거든요. 제가 모르던 탄탄한 기본기도 있었고요. 김강우는 루틴이 정확해요. 유해진이 김강우를 두고 ‘진짜 좋은 배우다’라고 하는데, 그 양반이 그런 칭찬을 잘 안 하거든요? 그런 걸 봐도 김강우는 폭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면 가진 것들을 확 펼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더 늦기 전에 로코 해보고 싶어, 무기가 있거든요”
1996년부터 시작해온 배우 생활이 조금 있으면 어느덧 30주년에 접어든다. 자신의 길을 돌아보면 고마운 마음 뿐이란다.
“엄청나게 누리고 살았죠. 지금도 누리고 있고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이 일과 누리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늘 되뇌어요. 내가 이렇게 살 정도로 가치 있는 인물인가라는 질문도 가끔 던지는데요. 그래서 더 절제하고 자제하면서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계속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지금 이대로만 잘 좀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고요. 박찬욱 감독 등 아직 작업해보지 않은 감독들의 선택도 받고 싶어요. 접점 없는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 그리고 그 이후에도 기분 좋게 끝내서 ‘이 배우랑 하길 잘했어’라고 생각되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장르나 캐릭터도 가리지 않는다. 히트작인 MBC ‘최고의 사랑’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픈 마음은 더 강하다고.
“제가 하면 또 잘 해요. 살도 많이 뺐고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로맨틱 코미디는 한 번 해보고 싶네요. 저만의 무기가 있거든요. 그 무기를 쓰면 ‘최고의 사랑’처럼 인물을 인수분해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데, 작품이 들어와서 다시 보여주고 싶네요.”
‘삼시세끼’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전했다.
“저에게 ‘삼시세끼’는 예능을 넘어 특별한 작품 그 자체예요. 어떤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함이 있죠. 10년을 해오면서 많은 이가 ‘삼시세끼’에 대한 기대치가 있잖아요. 그런 예능에 선택받았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겁니까. 본질만 따져봐도 ‘삼시세끼’는 아주 훌륭한 교과서적 예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다 할 수 있는 한 해보고 싶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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