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총격 사망’ 한인 흉기 들고 있었나…사건 당시 보디캠 공개

현장에서 사망 여성 흉기 들고 있었는지는 안 보여

지난달 28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한인 여성이 경찰관 총격을 맞아 사망한 사건에 대한 경찰의 보디캠 영상. 뉴저지주

미국 뉴저지주에서 가족이 조울증을 앓던 20대 한인 여성의 병원 이송을 요청했는데, 경찰이 출동해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디캠’(경찰관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영상이 공개됐다. 이 사건은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어 유족이 억울함을 호소했던 사건으로, 보디캠 영상에도 숨진 한인 여성이 손에 흉기를 들고 있었는지는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뉴저지주 법무부 장관실은 16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지난달 28일 경찰관 총에 맞아 25살 한인 여성 빅토리아 이씨가 숨진 사건과 관련한 9·11 신고 기록과 경찰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뉴저지주 법무부 장관실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씨의 오빠가 동생이 정신질환이 있으며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는 전화를 9·11에 했다. 교환원은 구급차와 경찰관이 함께 갈 것이라고 했고, 오빠는 “구급차”만 보내줘도 좋다고 말했다. 이후 오빠는 두번째로 9·11로 전화를 해서 출동 요청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교환원은 정신질환 관련 출동 요청은 취소할 수 없고 경찰관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교환원이 왜 요청을 ‘취소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오빠는 동생이 흉기를 갖고 있어서라고 답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교환원은 동생이 흉기를 단지 갖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를 해치려고 하는지를 물었고, 오빠는 “단지 갖고 있는 것이고 접이식 칼”이라고 답했다.

이날 새벽 1시25분께 이씨가 사는 아파트에 경찰관이 들이닥쳤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집에는 숨진 이씨와 개를 안고 있는 이씨의 어머니가 있었다. 경찰이 문을 열라고 하자, 대답이 없었다. 경찰은 문을 부수겠다고 했고, 이씨가 “해봐라. 찌르겠다”고 말했다. 경찰관이 문을 부수고 이씨가 다가왔다. 경찰관이 총을 쐈고, 이 총을 맞고 이씨는 숨졌다. 문을 열었을 때 이씨는 19ℓ(5갤런)짜리 대형 물병을 들고 있었다. 보디캠 영상에는 이씨가 사건 당시 흉기를 들고 있었는지는 명확히 보이지 않으며, 법무부 장관실 발표 문서에도 이씨가 사건 당시 흉기를 들고 있었다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뉴저지주 법무부 장관실은 공권력에 의한 사망이 발생할 경우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 법에 따라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사건 발생 뒤 유족은 경찰이 “불필요하게 공격적인 접근방식”을 취해 현장에서 바로 총격을 가한 것은 과잉 대응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뉴저지한인회와 뉴저지 민권센터 등도 투명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