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도 "의대 갈래"…수능 1등급 16%가 의대·한의대행

사진=아이클릭아트

올해 의대 증원 이슈가 불거지기 전에도 문과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입학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뤄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과 1등급 학생 16%가 의학 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대입 정보 포털 '대학어디가' 합격 접수 발표를 토대로 2024학년도 대입에서 문과 수능 국어·수학·탐구 영역 평균 1등급 학생 343명을 분석한 결과, 의대에 8명(2.3%), 한의대에 47명(13.7%)이 진학했다고 18일 밝혔다.

55명인 16%가 의학 계열에 진학한 것이다. 이들은 의대, 한의대 중 문과생을 별도로 선발하는 학과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 중 경제학부 9명, 인문계열 8명, 아동가족학 5명, 경영대학 3명, 심리학과 2명, 정치외교학부 1명, 국어교육과 1명 등 총 29명이 등록을 포기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한의대, 의대 등에 중복 합격에 빠져나갔을 것으로 종로학원은 추정했다.

문과 최상위권 학생 역시 의학 계열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의학 계열 진학생을 제외하고 문과 수능 1등급 나머지 288명인 84%는 서울대로 진학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문계 수능 1등급 학생 343명의 진학 대학은 서울대 288명(84%), 상지대(한의예과) 15명(4.4%), 경희대(한의예과) 13명(3.8%), 대구한의대(한의예과) 10명(2.9%), 이화여대(의예과) 8명(2.3%), 원광대(한의예과) 5명(1.5%), 동국대 경주(한의예과) 4명(1.2%) 순으로 나타났다. 학과별로는 서울대 경제학부 74명(21.6%), 서울대 경영대학 56명(16.3%), 경희대 등 5개 한의대 47명(13.7%), 정치외교 28명(2.8%), 인문계열 23명(6.7%) 순이었다.

문과 출신을 뽑는 의학 계열 중 경희대·대구한의대 한의예과는 인문계 선발에서 수학은 '확률과 통계', 탐구는 '사회탐구'를 지정하고 있다. 수학 '미적분'이나 탐구 '과학탐구'를 선택하지 않은, 순수 문과 출신으로 합격자가 구성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화여대 의예과, 상지대 한의예과, 동국대 경주 한의예과의 경우 수학은 지정과목이 없고, 사회·과학탐구를 선택한 경우 모두 지원이 가능했다. 이들 대학은 문과생에게도 문을 열었지만 실제는 이과생으로 채워졌을 가능성이 높다. 수능 수학에서 문과생이 보는 '확률과 통계'보다 이과생이 보는 '미적분', '기하'가 표준점수가 더 높아 경쟁에서 이과생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2025학년도 대입에선 전공 자율 선택제가 확대된 만큼 수능 고득점 학생이 많은 이과생이 수시·정시에서 문과 상위권 학과로 진입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