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사협회 “한국 관광? 영화 덕에 반짝인기”…논란 되자 사과
태국에서 벌어진 한국 여행 거부 운동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여행사협회(TTAA)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중국과 비교하며 한국 관광을 비하했다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측의 문제 제기로 뒤늦게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지난 11일 일본 매체 닛케이 아시아는 ‘밴 코리아(Ban Korea‧한국 금지) 운동으로 중국, 일본으로 떠나는 태국 관광객들’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태국 관광객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밴 코리아’ 해시태그를 공유하는 등 한국 여행 불매 운동으로 인해 일본과 중국 여행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타차이 TTAA 부회장은 매체에 “몇 달 전부터 ‘밴 코리아’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며 “피부로 느껴지는 현상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매체는 “유타차이 부회장은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한 이유를 한국의 관광명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한국이 제공하는 관광지는 영화와 넷플릭스 드라마로 대중화됐기 때문에 일시적 인기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유타차이 부회장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더 많은 관광 명소 외에도 무비자 입국과 저렴한 비용, ‘멋진 전망과 좋은 분위기’라는 매력을 태국인들에게 제공한다”며 비교 발언을 했다. 유타차이 부회장은 4일간의 중국 여행은 1인당 약 2만2000밧(약 86만원)이 든다며, 한국 여행 비용 3만밧(약 117만원)보다 저렴하다고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도 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는 유타차이 부회장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태국인의 한국 입국 거부 사례에 속상한 심정을 알겠으나, 표현을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인지하고 바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TTAA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는데 황당한 심정”이라며 “한국에 대한 언급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항의했고 이에 대한 공식 사과 서신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태국은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1위 국가였지만, 지난해부터 전자여행 허가(K-ETA) 제도에 따른 엄격한 심사로 입국 거절 사례가 잇따르자 ‘밴 코리아’ 등 반한 감정까지 싹텄다. K-ETA는 112개 무사증(무비자) 입국 가능 국적자가 우리나라에 입국하기 위해 현지 출발 전에 홈페이지에 정보를 입력하고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다.
태국인에 대한 K-ETA 거절 사례가 많고, 거절 사유도 설명해 주지 않다 보니 현지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K-ETA 허가가 나도 국내 공항 도착 후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돌아가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경우 예약한 호텔이나 항공편에 대한 환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올해 주요 국가들의 방한 관광객이 늘어났으나 유독 태국만 줄어들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은 11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1% 줄었다. 이 기간 중국 관광객은 470.1%, 일본은 85.7%, 대만은 77.9%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체부는 태국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법무부에 올 연말까지 태국인에 대한 K-ETA 한시 면제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법무부는 불법 체류율이 높은 국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국내 불법 체류자 1위 국가다.
양국 외교당국에도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마릿 싸응이얌퐁 태국 외교장관은 지난 2일 조태열 외교장관과 서울에서 만나 태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보다 원활하고 편리하게 이뤄지도록 한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보다 발전적 방향으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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