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포, 주민 갈등으로…지상 주차도 난항
[앵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하 주차장 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지하 주차를 두고 아파트 주민 간 갈등도 커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도 전기차를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고 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이어서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갑자기 주차돼 있던 전기차 차체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폭발과 함께 치솟은 불길이 손쓸 새도 없이 주변으로 옮겨붙습니다.
인천 전기차 화재에 놀란 건 정전과 단수 피해까지 본 해당 아파트 주민뿐만은 아닙니다.
전기차 차주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주민들이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을 절감한 겁니다.
지하 주차장은 밀폐된 특성 탓에 전기차 화재 발생 장소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장소로 꼽힙니다.
지난 10년 동안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는 600여 건.
이 중 절반 이상은 전기적 요인으로, 통상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는 전기차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번 화재가 부른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는 새로운 님비 현상을 낳으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시설을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에서는 아예 지하 주차장의 전기차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과 전기차 차주 간 다툼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위험성만 따지고 보면 초기 진압이 수월한 지상 주차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채진 /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노상에다가 주차하는 것이 아니고 주차 시설을 갖춰야 하겠죠. 지상에다가도. 루프탑을 올린다든지 그렇게 주차 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국의 전기차 60만 대를 한꺼번에 지상으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요즘 같은 폭염에는 지상 주차가 화재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결국, 소방 안전 규제 강화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스프링클러만 잘 설치돼도 대형 화재를 막을 수 있는 만큼, 전기차 충전소에 소방 안전 설비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채진 /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스프링클러 헤드라든지, 소화기, 또 옥내소화전, 소화 질식포 이런 다양한 소방 시설들이 설치가 돼서 안전성이 확보돼야…"
관련 법안들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수차례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모두 폐기됐습니다.
최근 인천 화재를 계기로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다시 부랴부랴 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내 무사히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chaletuno@yna.co.kr)
[영상취재기자 : 홍수호]
#전기차 #충전소 #인천_전기차_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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