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시낭송가 이여울 "시는 고통, 시련을 위로해 주는 촛불"

박준수 2024. 8. 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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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시낭송가로 활동..후진 양성도
2021년 첫 시집 '걸음 걸음 보랏빛' 출간
노래에 소질, KBS 코러스 단원 활동
적십자사 봉사활동 참여, 총재상 수상

[남·별·이]시낭송가 이여울 "시는 고통, 시련을 위로해 주는 촛불"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광주영호남문학협회 초대시낭송 장면

"저에게 시는 삶의 거울입니다. 살면서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고통, 시련을 위로해 주는 촛불입니다."

광주광역시에서 시낭송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는 이여울(본명 이숙자) 시인.

그녀는 시를 읽으면 마음이 정화되고 상처도 꽃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삶은 줄곧 노래와 시로 이어져 온 나날이었습니다.
◇ 초등학교 때 KBS 어린이 합창단 활동
초등학교 때 KBS 광주방송총국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했으며, 음악 콩쿨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노래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교내 백일장 대회에 참가했는데,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받고 문학에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 KBS 광주방송국 코러스 단원으로 활동 당시의 모습(가운데)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KBS 광주방송총국 코러스 단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빛고을 가요 차차차'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으며 화니합창단 단장, 신세계팝스합창단 단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녀는 "방송국 코러스 활동을 할 때 50대 여성팬이 사랑한다며 종이학 천마리를 접어 품에 안겨주었을 때 가장 기뻤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처럼 노래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작곡가가 '내 사랑 님에게'라는 곡을 만들어주어 CD로 제작했습니다.

▲시극 황진이 출연 장면

그 무렵 '목소리가 예쁘니 시낭송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시낭송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전국시낭송대회 최우수상 수상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광주시낭송가협회에서 활동하게 됐습니다.

이후 해마다 여러 무대에서 초대시 낭송을 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국광역시 및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교류전 개막식 초대시낭송(2018년), 광주예총 아트페스티벌행사 초대시낭송(2019년), 광주 영·호남문인협회 문학교류대회 초대시낭송(2019년), 국창 임방울선생 서거 61주년 추모식 초대시낭송(2022년), 광주 시각장애인 지도자 역량강화대회 초대시낭송(2023년) 등이 있습니다.

▲2014년 광주문인협회 공로상 수상 장면

2009~2023년 15년 동안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심사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또한 시낭송을 지도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15년 동안 전국시낭송대회 심사위원 활동
그녀는 "시가 문학의 꽃이라면 시낭송은 빛깔 고운 열매이고 향기"라며 "시낭송을 통해 힐링하고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는 끈끈한 정"이라고 시낭송의 매력을 설명했습니다.

대중 앞에 남의 작품만을 낭송해오던 그녀는 2012년 아시아서석문학을 통해 시로 등단했습니다.

그리고 등단한 지 9년 만에 2021년 첫 시집 '걸음 걸음 보랏빛'(도서출판 서석)을 출간했습니다.

▲자신의 자작시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여울 시인

그녀는 시집 서문에서 "시낭송가로서 시를 접하고 외우는 날이 많아지고 억지로라도 습작시간을 갖다보니 나도 모르게 시의 마력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시의 소재는 대부분 꽃, 나무, 풀, 바람, 해와 달 등 자연물로써 '초원의 빛'을 연상케 합니다.

시풍 역시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진 소녀의 감성이 물씬 풍겨납니다.

하늘이 파랗게 질리도록
강물이 들판에 갈기 날리며 달리도록
오직 이 한 봄
아낌없이 사랑하라
후회없이 꽃피우라

- '후회없는 사랑' 中

그녀의 삶이 얼마나 맑고 순수하게 자연에 동화되었는지 쉽게 느껴집니다.
◇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진 소녀의 감성
하지만 그녀의 시는 자연예찬에만 머물지 않고 사랑과 그리움이 일렁입니다.

툇마루 처마끝에는
그날 같은 어머니의 고운 눈썹
초승달로 떠서
눈시울이 자꾸만 젖어옵니다

- '초승달과 어머니' 中

김종 시인은 평설에서 "이여울 시인의 작품들은 마음으로 짓는 풍경이면서 그리운 사람들을 향한 사모곡인 셈"이라고 평했습니다.

▲사회복지관에서 수지침 봉사 장면

한편, 이여울 시인은 1997년부터 대한적십자사 광주 서수지봉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매주 수요일 사회복지관에서 수지침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봉사활동 시간이 6,000시간이 넘어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어르신들과 이야기하고 정을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면서 "수지침 효과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광주시문학상 수상 장면

이여울 시인은 광주시문학상, 아시아서석문학 작품상, 남명문학상, 커피문학상, 현대시문학 디카시문학상 금상, 치유문학상, 노산시조 문학상, 광주문인협회 공로상(2회), 대한적십자사 총재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아시사서석문학회 회장, 광주문인협회 낭송분과 위원장, 시분과부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광주시인협회 부회장, 빛고을 전국시낭송대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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