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북새통…SK·SBS·한토신 회사채 발행

박미경 2024. 8.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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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프리뷰]
SK, 올해 세 번째 공모채…2500억 규모
태영그룹 내 핵심계열사 SBS 공모채…투심 주목
후순위채 찍는 보험사…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8월 말 반기보고서 제출을 마무리한 기업들이 발행시장을 찾고 있다. 국고채 금리 하락에 이어 기업 조달금리도 하락하자 서둘러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19일~23일) 한국토지신탁(034830)(A-), SBS(034120)(AA), SK(034730)(AA+) 등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어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000370), KDB생명보험 등은 후순위채를 찍는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전경.(사진=SK)
빅 이슈어 SK…7년 장기물 발행

빅 이슈어인 SK는 올해 세 번째 공모채 발행을 이어간다. 오는 21일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SK는 2·3·5·7년물로 총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오랜만에 시장에 등장한 7년 장기물 회사채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장기물 품귀 현상으로 인해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공모 희망 금리 수준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는 KB증권, SK증권이며, 오는 29일 발행 예정이다.

SK는 지난 2월 3800억원, 5월 38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 건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두며 언더 금리에서 증액 발행을 확정 지었다. SK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 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SBS도 공모 회사채 조달에 나선다.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으로 총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며, 오는 21일 수요예측, 29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희망 금리 밴드는 개별 민평(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며,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다.

SBS는 당초 올해 초 공모채 발행을 계획했었으나, 지난해 말 그룹 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재선) 신청 여파로 인해 자금조달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SBS의 신용등급은 ‘AA’로 계열 내 최고 신인도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계열의 지원가능성 자체가 반영돼 있지 않아 태영건설 이슈가 SBS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시장 내 투자심리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계열 관련 신용위험 확대됐다”며 “모회사 티와이홀딩스는 보유한 SBS 지분 전량을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배구조의 변동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한국토지신탁은 6개월 만에 공모채 시장에 다시 복귀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2월 공모채 발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미매각을 맞았다. 다만, 최근 SK에코플랜트, 롯데리츠 등 부동산 관련 업종이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뛰어넘는 자금을 모으는 등 투심이 완화하고 있어 미매각 오명을 떨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토지신탁은 2년물 300억원, 3년물 300억원 등 총 600억원 규모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수요예측, 28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희망 금리 밴드는 개별 민평 대비 -50bp~+50bp를 가산한 수준이며, 주관사는 KB증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이다.

메리츠화재 강남 사옥. (사진=메리츠화재)
킥스비율 높여라…보험사 후순위채 발행도 줄이어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후순위채는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보험사 자본 규제상 보완자본으로 인정하는데, 통산 신용도 대비 한 단계 낮은 신용등급이 매겨진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채비율 상승을 막으면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4000억원, 한화손해보험은 2000억원, KDB생명보험은 2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했다. 모두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새로운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차환하는 형태로 콜옵션을 이행하는데, 표면상 만기(10~30년)와 달리 시장에서 인식되는 만기는 5년이라는 걸 의미한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19일 수요예측, 28일 발행을, 한화손해보험은 21일 수요예측, 29일 발행을, KDB생명보험은 수요예측일은 논의 중인 단계이며, 30일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드웹에 따르면 16일 오후 기준 회사채 3년물 AA-급 금리 수준은 3.313%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낮은 이자 비용을 노린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기보고서 제출 마무리 후 월말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이 집중됐다”며 “하반기 기준 차환 발행 수준 예상하나, 8~9월에 물량 집중되며 연말 갈수록 순상환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미경 (kong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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