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민참여재판 만장일치 평결, 항소심서 쉽게 뒤집으면 안돼"

박다영 기자 2024. 8.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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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나온 배심원 만장일치 평결을 재판부가 받아들였다면 항소심이 추가적인 증거조사로 결론을 뒤집는 것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배심원이 만장일치 의견으로 내린 무죄 평결이 재판부 심증에 부합해 1심에서 그대로 채택된 경우라면 항소심에서 추가적이거나 새로운 증거 조사는 필요성이 분명하게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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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나온 배심원 만장일치 평결을 재판부가 받아들였다면 항소심이 추가적인 증거조사로 결론을 뒤집는 것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무죄 판단에 부수적인 사정을 근거로 배심원의 만장일치 의견을 쉽게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B씨에게 "8000만~9000만원을 투자해 자동차를 구입하면 월 4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총 31억5900만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는 수사기관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A씨가 화물트럭을 구입해 수익금의 일부를 준다고 해 그 말을 믿고 돈을 지급한 것이라고 진술했는데 항소심에서 추가로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B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A씨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전혀 없었음에도 수익금을 돌려준다고 속여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돈을 뜯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1심 법원의 판단을 뒤집어 유죄라고 인정한 항소심의 판단에는 '국민참여재판 항소심의 심리·증거조사에 관한 법리,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하는 증거재판주의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배심원이 만장일치 의견으로 내린 무죄 평결이 재판부 심증에 부합해 1심에서 그대로 채택된 경우라면 항소심에서 추가적이거나 새로운 증거 조사는 필요성이 분명하게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심이 충분한 고려 없이 증거신청을 채택해 증거조사를 한 다음 유무죄 판단에 부수적·지엽적 사정에 주목해 1심 판단을 쉽게 뒤집는다면 배심원의 만장일치 의견의 무게를 존중하지 않은 채 앞서 제시한 법리에 반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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