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유니폼 바꿔야 하나, 푸른 한화 진짜 무섭다…승률 .818 한여름 질주, 5강도 꿈 아니다
[OSEN=이상학 기자] “징크스는 안 만들어야 하는데…자꾸 이기니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썸머 블루 유니폼과 함께 한여름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블루 유니폼을 입고 9승2패로 8할대(.818) 승률을 찍으며 5강 불씨를 되살렸다.
한화는 지난 16~17일 문학 SSG전에서 연승을 거뒀다. 51승59패2무(승률 .464)가 된 한화는 6월27일 이후 55일, 34경기 만에 7위로 올라섰다. 5위 SSG(56승57패1무 승률 .496)에 3.5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공교롭게도 썸머 블루 유니폼을 입고 시작된 반격이다. 각 구단마다 요즘 여름용 스페셜 유니폼을 출시하는데 올해 한화도 7~8월 혹서기에 새롭게 블루 유니폼을 내놓았다. 여름을 상징하는 시원한 블루 색상에 팀 고유 컬러인 오렌지는 가슴에 팀명으로 넣으면서 포인트를 줬다.
한화에 블루 색상도 새롭지만 한층 가볍고, 시원한 소재로 기능성을 한껏 살렸다. 선수단 의견을 반영해 기존 유니폼보다 무게가 90g 가볍고, 뛰어난 통기성과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춰 한여름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땀을 빠르게 흡수한다.
한화의 경기력도 블루 유니폼을 착용하고 나서 확 살아났다.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에서 이 유니폼을 입고 승리한 뒤 30일부터 8월1일 수원 KT전을 싹쓸이했다. 당초 7~8월 원정경기에만 착용하기로 했는데 선수단 요청으로 2~3일 대전 KIA전도 입었다. 2일 KIA전까지 블루 유니폼을 입자마자 5연승을 달리며 시즌 최다 7연승을 질주, 7연패 충격을 빠르게 극복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블루 유니폼이 조금 가볍다. 더울 때는 조금만 뭘 해도 짜증나는데 유니폼까지 무거우면 그렇다. 가벼운 게 아무래도 기분이 좋다. 색감도 밝지 않은가”라며 “징크스는 만들지 않아야 하는데 자꾸 이기니까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4번 타자 노시환도 “선수들도 계속 이기니까 입고 싶어 한다. 직접 입으면 시원하고, 땀도 덜 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6~8일 대구 삼성전도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둔 한화는 그러나 9~15일 대전 홈 6연전에는 주말 오렌지, 주중 화이트 유니폼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 기간 키움과 LG에 연이어 1승2패 루징시리즈를 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다시 블루 유니폼을 입고 나선 인천 원정에서 SSG에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 확보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블루 유니폼을 입고 11경기에서 9승2패로 승률이 무려 8할대(.818)에 달한다. 11경기에서 총 90득점으로 평균 8.3득점 몰아친 타선 화력이 돋보인다. 단순한 우연이라 하기엔 표본이 쌓여도 고승률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가볍게만 볼 수 없을 듯하다.
남은 8월 일정상 한화는 18일 문학 SSG전, 23~25일 잠실 두산전, 27~29일 사직 롯데전 등 원정 7경기에서 블루 유니폼을 더 입는다. 블루 유니폼 상승 기운이 계속 이어진다면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2연승으로 5위 SSG와 격차를 5.5경기에서 3.5경기로 좁힌 한화는 가을야구 희망을 한껏 부풀렸다. 매년 이맘때 순위 싸움에서 멀찍이 떨어졌던 팀이 지금까지 5강 싸움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라 할 만하다.
남은 32경기에서 3.5경기 차이를 뒤집는 게 쉽지 않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꾸준한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고, 문동주가 후반기 들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선발진에 숨통이 트여졌다. 박상원, 김서현, 한승혁, 주현상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후반기 리그 최고. 채은성, 노시환의 반등과 안치홍, 김태연의 꾸준함이 뭉쳐진 타선도 전반기보다 확실히 힘이 붙었다.
5위 SSG가 시즌 내내 5할 승률 언저리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고, 6위 KT도 8월 들어 5승9패로 주춤하면서 한화에 추격 기회가 왔다. 만에 하나 한화가 기적 같은 역전 5강에 성공한다면 블루 유니폼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내년 신구장 개장을 앞두고 유니폼 변경을 준비 중인 한화가 블루 색상을 적극 검토해도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 요즘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