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배터리 공장 발목… 하반기도 캄캄

불확실성 가득해 업황 부진 예측 지배적… LG엔솔·SK온·삼성SDI 전략 보니

전기차 '캐즘' 여파에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의 하반기도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위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올 상반기(1~6월)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진 가운데 하반기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들 3사가 최근 내놓은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평균 배터리 공장 가동률 전년 상반기의 74.8%와 비교해 15.4%포인트 떨어진 59.4%다. LG엔솔의 평균 배터리 공장 가동률은 2022년 73.6%, 지난해 69.3%에 이어 올해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가동률 하락은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유럽 매출의 경우 3조4021억원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7조3969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LG엔솔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나 감소했다.

출범 이래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의 상황도 심각하다. 올 상반기 평균 가동률이 53%로 급감해서다. SK온 공장 가동률은 2022년 86.8%, 지난해 87.8%를 기록했다.

SK온은 공장 가동률 하락 및 헝가리 신규 공장 가동으로 인한 초기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2분기에 4601억원의 적자를 떠안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상반기(75%)와 비슷한 76%를 유지했지만 주로 소형전지와 관련한 가동률 수치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2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급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감소와 핵심 소재인 리튬 등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 것이 가동률 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각 사는 실적 목표 하향 조정과 투자 속도 조절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LG엔솔은 올해 매출 목표를 당초 4~6% 성장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하향 조정했고 현재 진행 중인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게 변경된 방향성이다.

SK온은 그룹 차원의 지원이 예측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통해 SK온의 자금 지원 여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성장을 위한 기존 투자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 다만 캐즘 장기화와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등으로 하반기 시장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