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클린스만에게 배울 건 이것뿐...美 전설의 경고 "포체티노, 제발 클린스만처럼은 하지 마!"
[OSEN=고성환 기자] 한국에서도 독일에서도 미국에서도 괴담뿐이다. 이번엔 '미국 축구의 전설적 골키퍼' 팀 하워드(45)가 위르겐 클린스만 클린스만(60) 감독을 직격 비판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6일(한국시간) "하워드는 마우시리오 포체티노가 미국 대표팀 감독으로 완벽하다며 다른 제안은 바보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외국인 감독(클린스만)은 재앙이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라며 하워드의 칼럼을 공개했다.
미국 대표팀은 포체티노 감독 선임을 앞두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안방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에서 이변을 노렸지만, 조별리그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대회 전만 해도 미국은 크리스티안 풀리식, 지오바니 레이나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높은 위치를 노렸다. 볼리비아를 2-0으로 제압하면서 출발도 괜찮았다. 하지만 파나마에 1-2로 무릎 꿇은 데 이어 우루과이에도 0-1로 패했다. 결국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미국축구연맹(USSF)은 그렉 버홀터 감독을 경질했고, 새로운 변화를 추진했다. 맷 크로커 스포츠 디렉터는 "승리를 이끌 수 있고 젊은 선수들을 발전시킬 열정이 있는 감독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선택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첼시와 작별한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미국의 제안이 너무나 좋았다. 미국 대표팀과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를 통해 재기를 꿈꾸는 포체티노 감독이다.
하워드가 부임이 임박한 포체티노 감독에게 조언을 건넸다. A매치 121경기를 소화한 그는 포체티노 감독이 클린스만 감독을 반면교사 삼아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클린스만 감독의 미국대표팀 처음과 끝을 함께했던 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날카로웠다.
하워드는 데일리 메일을 통해 "포체티노는 클린스만 이후 미국 대표팀을 맡는 첫 위국인 감독이다. 난 클린스만의 임기 전, 중, 후에 있었다. 대표팀에서 15년을 보냈다. 하지만 클린스만 시절보다 선수들과 감독 사이가 크게 단절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클린스만은 많은 단체 여행을 꾸렸다. 그는 허황되고 철학적인 추상적 말을 하는 데 전문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없었다. 우리는 베르사유 궁전, 9·11 기념관에 갔고, 보트 여행도 했다. 그는 우리를 점심식사에 초대해 국가를 부르게 했고, 우리가 언제 자고 깰지, 무슨 옷을 입을지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축구와는 거리가 먼 감독이었다. 하워드는 "클린스만은 설탕이 든 간식을 금지했고, 더 엄격하게 통행시간을 제약했다. 새벽엔 공복으로 달리게 했다. 그는 사람들을 고용했고, 말 그대로 그들을 위해 직원을 꾸렸다"라며 "클린스만은 혁신을 시도했지만, 우리에게 축구를 많이 가르쳐주지 않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대표팀 시절에도 사실상 선수단을 방치했던 셈. 하워드는 "우리는 마이클 브래들리, 클린트 뎀프시, 랜던 도노반, 조지 알티도어 같은 사람들에게 의지해서 팀을 하나로 모으고 경기를 이겨야 했다"라고 꼬집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 대신 감독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다.
끝으로 하워드는 "포체티노가 클린스만에게 배워야 할 교훈? 바로 미국 선수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하지 마라. 모든 문화는 뉘앙스가 다르다. 전 세계 어디에서 감독을 하든 그렇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를 이해한다고 해서 좋은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포체티노는 겸손함을 보여줬다. 그는 선수들에게 자기 스타일을 심어주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괴담은 한두 개가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에도 전술적 능력은 전무했다. 필립 람은 자서전을 통해 "우린 사실상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 단련만 했다. 전술적 지시는 없었다.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하고 싶은지 토론하러 모여야 했다"라며 "모든 선수들은 6~8주 만에 클린스만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로도 독일 대표팀에서 외유 논란에 시달렸고, 미국 대표팀에서도 맹목적인 해외파 선호와 자국 리그 무시, 능력 부족으로 비판받았다.
미국 대표팀 출신 카일 마르티노 역시 "훈련 시간은 서로 맞지 않았다. 선수들은 혼란스러워했으며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주말 경기를 위해 팀을 전혀 준비시키지 않는다. 선수들은 경기 당일까지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 서는지도 전달받지 못했다. 내 말은, 그야말로 엉망이라는 뜻"이라고 클린스만 감독을 비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갖추고도 부임 내내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우려를 샀다. 전술 철학은 없었고, 그저 선수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한 축구에 불과했다. 3월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첫 승리는 9월까지 기다려야 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만만하게 우승을 외치던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졸전 끝에 4강 탈락했다. 말레이시아와 비기고 요르단을 상대로 1무 1패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된 뒤에도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컵 탈락의 책임을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탓으로 돌렸다. 그는 몇 번씩이나 자기 잘못은 없다며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를 스스로 앗아갔다'라고 뻔뻔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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