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뛰자 "내가 살려고" 나가라는 집주인…꼼수 쓰다간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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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에 따라 같은 단지 동일 평형에서도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의 전셋값 차이가 벌어지면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청구권을 거절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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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한 A씨는 곧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서울 전셋값 상승세에 A씨가 거주하는 지역 전셋값이 덩달아 오르는 것을 보면서 A씨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며 이번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집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집주인이 가격을 올려 다시 세를 놓기 위해 거짓말한 건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에 따라 같은 단지 동일 평형에서도 가격 격차가 발생한다.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의 전셋값 차이가 벌어지면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청구권을 거절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하지만 집주인이 단기간만 거주하고 새로 임차인을 들이는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0.19% 오르며 전주(0.17%) 대비 상승폭을 확대했다. 임대차 도입 후 4년이 지나 전월세상한제가 풀린 매물들의 상승분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월세상한제는 2년 후 갱신 계약을 체결할 때 전세가격을 종전 계약의 최대 5%까지만 인상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재계약 시점의 시장가격을 반영할 수 없다보니 요즘같은 전세 상승장에서는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간 금액 차이가 수억원씩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푸르지오 1차 전용면적 59㎡ 전세는 지난 6월 5억5000만원(3층)에 갱신 계약됐다. 그런데 지난 13일 같은 평형 같은 층 매물의 신규 계약은 7억3000만원에 체결됐다. 같은 평형 고층(19층) 매물의 갱신 계약(6억9000만원)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12일 18억5000만원(23층)에 신규 거래됐는데 같은 타입 매물은 지난 5월 14억5000만원(19층)에 갱신 거래됐다.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의 전세가격 차이가 4억원까지 벌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계약 갱신 대신 실거주를 하겠다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집주인 본인 또는 부모, 자녀가 실거주할 예정인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 낮은 금액에 전세를 재계약하는 대신 본인이 일정 기간 거주하다 시세에 맞춰 신규 임차인을 받으려는 구상이다.
문제는 실거주 기간이다. '집주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경우 이사 준비 등 실제 그 집에 거주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집주인이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실제로 거주만 한다면 이후 기간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집주인이 전 임차인의 갱신기간(2년) 내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집을 임대한 경우 갱신 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집주인이 2년 내 신규 임차인을 들였다면 기존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엄정숙 법무법인 법도 변호사는 "반드시 일정 기간 이상을 집주인이 살아야 한다는 요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2년 이내에 신규 임차인을 들이면 기존 세입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실제로 갱신 청구권 거절 후 2개월 동안 실거주 한 뒤 세입자를 받은 집주인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판례가 있었다"며 "만일 기존 세입자가 갱신청구권 거절에 의심을 품고 거래상황을 주시한다면 충분히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 거주 후 시세를 반영할 목적으로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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