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서브' 하려면 기본기부터…상대 배려가 필요 [100세 운동법]

안영준 기자 2024. 8.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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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②> 모서리 맞으면 '꾸벅' 인사가 에티켓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전지희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 동메달 결정전 독일의 완위안, 샤샤오나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4.8.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 기본에 충실…상대 아닌 나와의 싸움으로 접근해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가 강력한 포핸드 스매싱으로 점수를 내는 호쾌한 장면, 신유빈이 큰 회전이 걸린 절묘한 서브로 득점하는 장면은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하지만 초보자가 곧바로 그런 장면을 연출하려다 탈이 날 수 있다. 탁구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기본기에 충실해 한 단계씩 늘려가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멋진 기술도 '내 것'이 될 수 있다.

안국희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는 "라켓을 잘 쥐는 법과 포핸드와 백핸드를 배우고 나면, 이제는 풋워크라는 스텝을 배워야 한다. 포핸드와 백핸드가 숙지된 상태에서 풋워크를 접목해야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계까지는 약 한 달 정도 소요된다는 게 안 전무이사의 설명이다.

이후부터는 공에 회전을 거는 고급 기술을 더할 수 있고, 그것이 가능해지면 속임수 모션을 통해 상대와의 심리 싸움도 가능해진다. 이때부터 진짜 탁구의 묘미를 느끼기도 한다.

반대로 어떤 이는 기교 없이 탄탄한 기본기만으로 승부하는 데서 더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배우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임종훈 선수가 22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4.7.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중요한 것은 나중에 기술을 잘 구사하기 위해선 앞서 배운 기본기가 충실하게 닦여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시기까지 충분한 인내가 필요하다.

탁구는 기본적으로 상대보다 먼저 더 많은 점수를 내는 싸움으로 알려져 있지만, 안 전무이사는 "사실 '자신과의 스포츠'"라고 말한다.

그는 "초·중급자라면 우선 내가 원하는 곳으로 정확하게 공을 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스코어에 상관없이 의도대로 공을 보내는 것이 잘 되면 된다"면서 "상대가 잘해서 점수를 내는 것에 개의치 말고 나에게 더 집중하라"고 접근법에 대해 조언했다.

그러면서 "탁구는 비슷한 상황에서 오는 공이라도 어느 정도의 힘으로 받고, 어떻게 깎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탁구의 매력을 전했다.

안국희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고등학교 탁구전용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매너의 스포츠…모서리 맞으면 '꾸벅' 인사가 에티켓

탁구는 예의가 중요한 스포츠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겨뤄 몸 싸움을 할 일은 없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작은 것 하나에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

탁구뿐 아니라 동호인 스포츠 현장에서는 가끔 승부욕이 과해 싸움이 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탁구를 즐기려면 에티켓도 잘 숙지하면 좋다.

안 전무이사는 "공이 네트를 맞고 넘어가거나 탁구대 모서리에 맞는 '엣지'가 나오면, 점수가 났더라도 기뻐하지 말고 '꾸벅' 고개를 숙이고 인사해야 한다"며 "탁구에서는 서로의 의도가 담긴 공이 아닌 변칙 상황을 '언페어'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대회에서는 경기 중 뒤로 흐른 공을 주워 오는 '볼 캐처'가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동호인 탁구에서는 대개 플레이어가 직접 가져와야 한다. 이럴 때 공을 가져오지 않는 반대편 선수는 적어도 네트 너머 부분까지 함께 와 주는 것이 암묵적 매너다. 서로를 향한 배려다.

상대방이 아닌 함께하는 동료를 위한 부분도 있다.

안 전무이사는 "하나의 탁구대를 최대한 많은 사람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호인 탁구에서는 단식보다 복식 대결을 많이 한다. 그럴 때 나 혼자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고등학교 탁구전용관에서 열린 ‘2024 연예인동호회리그’ 일반인 선발전에서 감독관들이 참가자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7.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는 "동호인 경기를 보면 동료가 못 받았을 때 서로의 탓을 많이 한다. 하지만 복식은 그 이전에 내가 상대에게 보낸 공이 너무 쉽지는 않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게 다 연관돼 있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말하면 동료가 맞이할 상황까지 배려하고 계산하면서 경기해야 한다. 나 혼자 잘 친다고 생각하면 모두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네트 건너 상대와 교감하면서, 옆에 선 동료의 다음 플레이까지 계산해야 하는 것이 탁구의 매력인 셈이다.

나아가 안 전무이사는 "중국이 탁구 최강이지만, 복식에서는 한국이 해볼 만한 한 점도 여기에 있다. 중국 선수들은 개인주의가 강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복식에서 늘 호흡을 맞추고 동료를 생각하면서 플레이한다"고 귀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요즘은 많은 것이 자동화되고, 사람들이 뇌를 쓰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신체와 건강만큼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건 기계가 해주지 않는다"면서 "현대인에게 탁구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나이가 많아도 계속 무리 없이 할 수 있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임종훈 선수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홍콩 과의 동메달 결정전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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