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5이닝 채우게 해달라더라”···자존심과 투지도 ‘빅리그급’, KIA 대승 이끈 라우어의 첫승[스경x인터뷰]
KIA 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가 반전의 투구로 시즌 첫승을 거뒀다. 빅리거의 자존심, 꼭 5회만은 내 손으로 채우겠다는 의지가 승리를 만들었다.
라우어는 17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채 11-1로 앞선 6회말 불펜에 공을 넘겼다.
윌 크로우의 대체 투수로 뛰던 캠 알드레드가 물러나고 교체 투수로 새로 입성한 라우어는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그러나 3.1이닝 2홈런 4실점으로 물러났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투입할 선발 투수로 세우기 위해 ‘교체카드’를 쓰고 35만 달러에 영입한 라우어의 빠른 적응은 KIA의 최종 목표에 있어 결정적인 열쇠로 꼽힌다. 이날 두번째 등판에서 라우어의 모습과 결과가 팀 분위기로도 이어지는 경기에서 라우어는 ‘힘’을 보여줬다.
4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어두웠다. 이날 라우어의 실점은 줄었다. 그러나 볼넷이 많았다. 3~4회에 투구 수가 급증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갈 듯 보였다.
2회까지 1안타 1볼넷만 내주고 잘 막았으나 3회부터 어렵게 승부했다. 선두타자 9번 송찬의에게 좌전안타, 1번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린 뒤 이중도루를 허용했다. 2번 신민재를 유격수 땅볼로 잡으면서 3루주자 송찬의에게 홈을 내줘 선취점을 준 라우어는 이후 오스틴과 문보경을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잘 막았다.
그러나 3회에만 25개를 던진 라우어는 4회말에는 만루까지 몰렸다. 1사후 오지환과 김현수를 중전안타와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8번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9번 송찬의를 또 볼넷으로 보냈다. 2사 만루 위기에서 홍창기를 삼진으로 처리해 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4회에만 36개를 던졌다.
투구 수가 97개로 치솟아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으나 라우어는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더 던지겠다고 자청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뒤 “라우어가 꼭 5이닝을 채우고 싶어했다. 선수의 뜻을 존중해 5회말에도 투입했다. 다만 최대 투구수는 110개로 약속했다”고 귀띔했다.
KIA 타선이 때마침 5회초 2-1로 역전시켜줬고, 5회말 더 던질 기회를 잡은 라우어는 반전의 호투를 펼쳤다.
1사후 3번 오스틴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4번 문보경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았다. 펜스 앞까지 뻗은 대형 타구를 중견수 소크라테스가 호수비로 잡아냈다. 힘을 얻은 라우어는 5번 박동원을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처리해 공 11개로 5회말을 끝냈다.
약속한대로 110개 이내, 투구 수 108개로 등판을 마친 라우어는 KIA 타선이 6회초 대거 9점을 뽑으면서 11-1로 앞선 채 6회말 불펜에 공을 넘겨 너끈히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고, KIA가 14-4로 승리하면서 라우어는 KBO리그 첫승을 거뒀다.
라우어는 “끝까지 한 이닝만 더 믿어달라고 했다. 꼭 5회까지 마무리하고 싶었다. 80개를 던지든 120개를 던지든 그 느낌은 거의 비슷하다. 5회까지 잘 마친 게 좋았다. (첫승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웃었다.
라우어는 2022년 밀워키에서는 11승(7패)을 거두는 등 빅리그 통산 120경기(선발 112경기)에 나가 36승37패 평균자책 4.30을 기록했다. 매우 수준 높은 경력의 투수인만큼 KIA는 라우어를 포스트시즌에 네일, 양현종과 함께 원투쓰리펀치로 앞세울 빅카드로 삼고 공들여 영입했다.
라우어는 “(빅리그 경력에 대한 기대에 있어) 조금 다른 느낌의 압박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수를 더 믿으면서 경기를 풀어가려고 했다. 이미 1패를 했으니 그 경기 빼고 전부 다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라우어가 입단해 선발 등판한 두 팀, 삼성과 LG는 모두 KIA가 1위를 끝까지 지켜 가을야구에 가더라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다. 출발부터 예행연습을 거친 라우어는 “2경기를 통해 일단 그 타자들의 정보와 어떻게 투구해야 할지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립한 부분도 있다. 포수 김태군이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포수 콜 따라서 던지며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라우어는 기다리고 있던 KIA 투수들로부터 물벼락을 맞으며 첫승 축하를 받았다. 빅리그에서 온 라우어는 그냥 당하지 않았다. 대야에 물을 가득 퍼 왔던 ‘대장’ 양현종을 역습하면서 잠실구장을 떠나지 않고 지켜보고 있던 KIA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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