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가수 가슴에 대못”…'김호중 방지법’ 팬들 반대 의견 1만개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은 가수 김호중(33)이 음주 운전을 시인했음에도 혐의를 벗자 ‘술 타기’나 운전자 바꿔치기 등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 김씨 사례를 계기로 음주 운전 처벌 관련 법망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속칭 ‘김호중 방지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다. 김씨 팬들은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 페이지에 총 1만건에 달하는 법안 반대 의견을 달았다.
검찰은 지난 6월 김씨를 구속기소 하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교사 혐의만 적용하고 음주 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김씨가 사고 후 17시간이 지나서야 음주 측정을 했고, 사고 당일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운전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후 ‘김호중 방지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다수 발의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김호중 사건의 재발을 막고 음주 운전으로 3차례 이상 적발되면 운전면허를 영구 박탈하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경찰의 음주 측정을 피하기 위해 도주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일부러 추가 음주를 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후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제출했다.
해당 법안의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는 총 1만건에 달하는 반대 의견이 달렸다. 박성훈 의원 법안에는 18일 오전 7시 기준 6100개 넘는 반대 의견이, 서영교 의원 법안에는 3200개 이상, 신영대 의원 법안에는 1300여 개의 반대 의견이 적혔다. 다른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한 자릿수 의견만이 달렸다.
김씨의 팬들이 이 법안들을 반대하는 건 ‘김호중 방지법’이라고 이름 붙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박 의원의 블로그에 “젊은 가수 가슴에 대못 박지 말고 가수 이름 내려라” “당장 김호중 이름 빼시오. 계속 추진하면 의원님 이름 기억해 두겠다” “음주 운전 한 사람이 김호중이 처음이냐. 생각이 있다면 다른 이름으로 법 만들어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신 의원의 블로그에도 “재판 중인 사람의 실명을 올려놓는 것이 말이 되느냐” “선행도 많이 하고 수십억 원을 기부한 가수의 인격을 보호해 달라” 등의 김씨 옹호 글이 올라왔다.
한편 음주 상태로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구속기간은 10월까지로 연장됐다. 재판부가 구속 기간을 갱신함에 따라 김씨는 10월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다. 김씨의 2차 공판은 오는 19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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