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3' 대 '동결 7'…연내 2회 인하 기대↑[금통위 폴]
"내수 부진 대응" 목소리 높아져도…집값-가계빚 우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한번 동결한다는 예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본 전문가들도 전체의 30% 수준으로 나타났다.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진전된 가운데 지난 2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내수 부진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논리에서다.
18일 <뉴스1>이 증권사 소속 채권 전문가 10명에게 설문한 결과 7명이 금통위가 이달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한다고 내다봤다.
예상이 적중하면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이어진 동결이다.
나머지 3명은 기준금리가 3.25% 수준으로 0.25%포인트(p)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린 이후 2021년 8월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해 1년 반 동안 10회, 총 3%p에 달하는 빠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내린 적은 없었다. 만약 기준금리가 이번에 인하되면 이는 통화 긴축의 정도를 낮추는 통화정책 상 중대 전환점인 셈이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는 여전히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를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에서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데다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실제로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금통위 당시 이 총재의 금융 불균형 관련 발언 수위가 높았고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도 관련 문구가 올라간 부분을 고려해 기존 8월 인하 전망을 10월로 수정했다"며 "다른 여건의 경우 금리 인하를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만, 가계대출 상황만은 지난달과 별반 다른 것이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미 상당 폭 내려간 시장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케 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지난달 간담회에서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내려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더 많이 내려온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인하 소수의견 등 완화적인 시그널을 보내면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다"면서 만장일치 동결을 내다봤다.
이에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 면모를 드러낼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도 속속 나왔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하를 많이 반영한 수준이어서 금통위가 시장의 기대보다 매파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물론 한은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싶지는 않을 터라 충격을 조절하는 여러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예컨대 지난달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지 않은 대신 3개월 시계의 포워드 가이던스(정책 사전 예고)에서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위원이 2명으로 늘었던 것처럼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는 금통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인하를 기대하는 진영에서는 2분기 내수 부진으로 금리 인하 명분이 뒷받침된 데다,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은 한층 깊어졌고,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해소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서 내수 부진이 확인돼 금리 인하에 대한 명분이 확보됐다"며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2~3주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게 부담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집값이 뛰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경우 정부 정책으로 충분히 대응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지난 8일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들어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는 등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에 발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예상은 여전히 '1회'가 대다수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2명)은 연내 1회에서 2회 인하로 전망을 조정했다. 이는 미 경기 침체 공포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연속 인하 예상이 강화된 데 기인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올해 정책금리 인하가 2번에서 3번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이에 한은은 내수 부진 대응을 명분으로 10월과 11월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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