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침몰 7년만에 원인 규명하나…심해수색도 요구
실종자단체 "심해수색으로 유해와 침몰 원인 찾아달라"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7년 전 침몰해 22명의 실종자를 낸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 원인 규명에 나서 시선이 쏠린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심해 수색'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수색 작업은 예산 문제로 쉽지 않아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18일 해수부에 따르면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지난달 '스텔라데이지 침몰 사건 원인 분석 자문 및 추가 검토'라는 주제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중앙해심원은 해양심판을 통해 선박 사고 원인을 직권 조사하고, 선사나 해기사 등의 과실이 확인되면 시정명령이나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린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 해양심판 2심 심판을 맡은 중앙해심원은 연구용역 결과를 심판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앙해심원 관계자는 "심판부가 2심 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판단 근거가 되는 자료나 분석 작업이 미흡하다고 판단돼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기 위해 연구용역을 줬다"고 설명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철광석 26만t(톤)을 싣고 지난 2017년 3월 31일 오후 11시 20분께(한국시간) 남대서양 해역을 운항하다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6명 등 승무원 24명 가운데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22명이 실종됐다.
침몰한 지 7년이 지났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1심 심판을 맡은 부산해양안전심판원은 지난해 12월 5일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과실을 인정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당시 부산해심원은 침몰 원인으로 ▲ 선체 바닥에 공간으로 두어야 하는 곳(보이드 스페이스)을 폐수 보관 창고로 사용해 부식 촉진 ▲ 선박에 화물을 불균등하게 적재한 격창양하 ▲ 선사의 보수 유지 및 관리 소홀 등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런 원인으로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배의 바닥 외판이 찢겼고, 그 충격이 연쇄적으로 다른 탱크와 외판까지 미쳐 5분 이내에 급격하게 해수가 유출돼 침몰했다"고 설명했다.
폴라리스쉬핑 측은 그러나 이에 불복해 2심을 청구했다.
행정심판과 별개로 진행 중인 형사재판 과정에서도 부산해심원이 지적한 문제를 직접적인 침몰 원인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김완중 폴라리스쉬핑 대표의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 과실선박매몰 혐의 1심을 맡은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격창양하 등을 직접적인 침몰 원인으로 보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장 부장판사는 김 회장 등에게 침몰 사고의 책임이 있다며 금고 3년을 선고했다.
2심을 맡은 중앙해심원은 연구용역 제안서를 통해 "1심에선 침몰 원인을 언급했으나, 구체적 인과관계를 판단하지 않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박 침몰의 물리적 증거가 부족하고 침몰로 인해 현재 (침몰의) 증거가 없다"며 원인 규명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 등으로 구성된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측은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선 심해 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종된 선원 허재용씨의 누나인 허영주 대책위 공동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내 가족이 왜 실종됐는지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유해를 수습하는 것"이라며 "침몰한 선체를 직접 관찰하는 심해 수색이 아닌 연구용역 등은 결국 침몰 원인을 추정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사망신고를 할 수 없었다"며 "중앙해심원이든 정부든 이제라도 심해 수색으로 유해와 함께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실종 원인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해심원 관계자는 심해 수색 가능성에 대해 "중앙해심원이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심해 수색에 드는 예산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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