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계, 상반기 '주춤'…'제주 집중' 롯데관광개발만 웃었다

예상 넘은 VIP 마케팅비·낮은 홀드율로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회
제주 찾는 외국인 증가 효과로 '드림타워' 롯데관광개발만 흑자전환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관광산업 일자리 박람회./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외국인 카지노업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반기 성적표를 받았다. 외국인 VIP를 잡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많았고, 홀드율(카지노 승률)이 저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라다이스(034230)와 그랜드코리아레저(114090·GKL) 등이 모두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둔 가운데 롯데관광개발(032350)은 제주를 찾는 외국인 입도객 증가라는 호재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와 GKL, 롯데관광개발의 2분기 영업 실적은 증권가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전경.(파라다이스 제공) ⓒ News1

◇카지노업계, 마케팅비 증가…따라주지 않는 '운'도 발목

파라다이스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2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1.7% 감소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28%가량 밑도는 실적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2733억 원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VIP 고객 수 증가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는 강점을 갖고 있던 일본 VIP는 물론 신규 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의 경우 통상 부동산세가 발생해 다른 분기 대비 판관비가 큰 편이나 이외에도 마케팅비 등 일회성 성격의 비용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드롭액(칩 구매 총액) 및 고객 수 성장에 힘입어 매출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하반기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영업이익 극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 카지노 VIP를 위한 라운지를 김포공항 국제선에 신규 오픈하며 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9월에는 워커힐에 VIP 전용 영업장을 388㎡(117평) 규모로 조성해 2026년까지 320억 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KL의 세븐럭 카지노 강남 코엑스점.(GKL 제공)

GKL의 2분기 영업이익은 1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컨센서스에는 15%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보다 29.2%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은 9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줄었다.

특히 낮아진 홀드율이 뼈아픈 요소다. GKL의 2분기 홀드율은 10.5%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2분기 이후 7월에는 홀드율이 6.3%까지 떨어지며 운에 의한 요소가 받쳐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화정 연구원은 "드롭액의 경우 우상향 흐름을 지속했으나 홀드율이 평년 대비 절반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라며 "홀드율의 경우 대수의 법칙에 따라 평균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8~9월에 재차 11%대 홀드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엔 외국인 몰려"…롯데관광개발은 2Q '흑전'

반면 제주에서 외국인 카지노 업장을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2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롯데관광개발의 영업이익은 5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 또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이었지만 드롭액이 4102억 원 수준으로 20% 성장했고 홀드율도 16.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매출액은 1161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꾸준히 늘고 있는 제주 입도 외국인 수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의 경우 외국인들이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해 외국인들의 카지노 유입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롯데관광개발 제공) ⓒ News1

현재 제주에는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을 오가는 국제선이 운항 중이다. 최근 도쿄 직항노선도 3년 4개월 만에 재개되는 등 직항노선은 주 190회까지 확대됐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 도쿄 노선이 재개된 후 8월 일본 오봉 연휴와 9월 추석 황금연휴 등 성수기를 감안하면 또 한 번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00억 원 내외"라고 전망했다.

실제 제주관광공사의 외국인 관광객 입도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91만 228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6.4% 늘었다. 방한 외국인 중 제주의 점유율은 11.8%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