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선배님은 안 물어볼 거예요” KIA 나스쿨 수제자가 청출어람을 거부했다…의좋은 ‘최강 쌍포’[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나)성범 선배님은 안 물어보실 거예요.”
KIA 타이거즈 ‘나스타’ 나성범(35)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9회초 마무리 유영찬의 몸쪽 포심을 걷어올려 역전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그 경기 후 김도영의 30-30을 극찬하더니, “내가 도영이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나성범의 얘기는 두 가지 의도가 숨어있었다. 우선 정말 김도영을 칭찬하고 싶어서다. 14년 후배 김도영이 예전엔 타격에 빈틈이 보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지금 김도영의 타격 매커닉은 완벽에 가까우며, 30-30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대기록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나성범은 자신은 본래 야구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선배 혹은 후배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시즌 후 정말 김도영의 타격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고, 자신이 뺏을 수 있는 부분을 뺏고 싶다고 했다.
사실 김도영의 타격 일취월장엔, 나성범의 지분도 있다. 두 사람은 2023시즌 개막과 함께 나란히 2개월간 함께 재활했다. 김도영은 발등, 나성범은 종아리 부상 때문이었다. 이 기간 나성범은 김도영에게 상체 웨이트트레이닝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전수했다. 김도영의 벌크업에 나성범의 지분이 크다. 올 시즌 30홈런의 토대를, 작년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다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나성범이 후배에게 그렇게 베풀었으니, 이번엔 후배 김도영이 나성범에게 타격 얘기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김도영은 거부(?)했다. 17일 LG전 만루포를 터트린 직후 “성범 선배님은 너무 좋은 선배님이어서…아마 안 물어보실 거예요”라고 했다.
당찬 김도영이지만, 나성범이 자신에게 뭔가 야구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다고 하자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나성범의 그런 얘기 자체가 오글거리는 것일까. 김도영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것이니까. 저랑 성범 선배님은 (타격)스타일이 비슷하지 않다”라고 했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타격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김도영은 특유의 운동능력을 앞세워 하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강한 허리 회전을 통해 타격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자신과 타격 스타일이 달라서 물어봐도 의미 없다는 것을) 아마 성범 선배님도 알고 계실 것이다. 그냥 경험 같은 걸 얘기하지 않으실까요?”라고 했다.
김도영도 현 시점에선 ‘나스쿨 수제자’ 타이틀을 내려놓은 상태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은 이제 트레이너님과 함께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절대, 성범 선배님은 한번도 내게 뭘 물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실제로 시즌 후 나성범이 김도영에게 야구에 대해 질문한다면, 천하의 김도영이 꽤 당황할 듯하다. 아무렴 어떤가. 최형우가 없는 현 시점에서 KIA의 중심타선을 책임지는, 의좋은 ‘최강 쌍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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