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말고…'사장님 대출' 늘리는 인터넷은행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위주 성장을 지적하고 나서고, 최근 가계부채 관리를 압박하면서다.
다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커질 경우 건전성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뱅 3사, 사장님 대출 총 3조9천억원…전년대비 67% 늘어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인터넷뱅킹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3조896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3373억원)보다 66.7%늘어난 것이다.
1분기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조1481억원으로, 지난 1분기(2578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이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3436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토스뱅크는 1분기 기준 1조6994억원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가장 많았지만, 1년 전(1조7359억원)보다 다소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는 배경에는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계대출 부문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온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과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수익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하지 않은 주담대에서 났다. 도입 취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지 못하던 차주들을 포용하기를 기대했는데 기존 중금리 시장을 시중은행·저축은행과 경쟁하며 뺏고 뺏기는 양상으로 흘러간 것은 아쉽다"는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왔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고 나선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높은 연체율은 부담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 등 소상공인 자금 공급 확대로 눈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은 450조원이나 되는 큰 시장"이라며 "올해 말잔 기준으로 약 2조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상반기 말 기준 1조4천억원이라고 밝혔다. 1분기보다 약 3천억원이 더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고객은 상반기 말 기준 85만명이다. 카카오뱅크는 '간편 세금 조회·신고',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사업자 대상 '정책자금 통합조회' 등 사업자 고객 서비스들을 내놨다.
카카오뱅크는 "중장기적으로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매출 및 부가세 관리 등 서비스를 선보여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또한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으로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신용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올 5월에는 개인사업자 전용 입출금통장인 '사장님통장', 이달엔 인터넷은행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영 어려움 해소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했다.
토스뱅크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방문 없이 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지원 대출'을 이달 초 출시했다. 1년 이상 개인사업자에게 최고 한도 1억원, 최저 금리 연 5.05%로 가능하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 관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인터넷은행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SS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하겠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개인사업자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건전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1분기 기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 2금융권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으며, 저축은행은 거의 10%(9.96%)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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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인수 기자 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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