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인기라더니”···실적 쇼크에 오너 스캔들까지 겹친 엔터株 [선데이 머니카페]

심기문 기자 2024. 8.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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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JYP 주가 반토막···하이브도 28%↓
뒷북 상장 K팝 ETF도 20% 넘게 급락
실적 피크아웃 현실화···목표가도 줄하향
“앨범 판매 감소 4분기에나 마무리 전망”
BTS 슈가. 서울경제DB
[서울경제]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의 핫 트렌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K팝 아이돌 그룹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엄청난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실적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주가도 이에 화답해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가 지난해 한 해 동안 50% 넘게 급등했죠.

하지만 올해는 엔터주를 둘러싼 기류가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질 줄 알았던 실적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방시혁 하이브(352820) 의장의 스캔들 이슈가 터지고 K팝의 주축인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음주운전을 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엔터주를 둘러싼 투자심리도 크게 악화한 상태입니다. 투자 전문가들 역시 엔터주에 대한 기대를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2023년 날아올라던 엔터株···올해는 어떻길래

우선 엔터주들의 주가가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엔터주는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일 년 동안 JYP엔터테인먼트는 50.74% 올랐습니다. 하이브도 37.75% 급등했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역시 22.47%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유일하게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만 주가가 5%가량 하락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올 들어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우선 JYP엔터테인먼트가 올 들어 직전 거래일인 이달 16일까지 50.34% 하락했습니다. 주가는 5만 300원으로 2023년 초 6만 7200원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입니다. SM엔터도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하면서 28.77% 급락했고 하이브도 28.74% 손실을 나타내면서 2023년 초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이 K팝의 미래를 믿고 출시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곤두박질쳤죠. ‘HANARO Fn K-POP&미디어 ETF’는 올 들어 32.98%의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 1월 내놓은 ‘ACE KPOP포커스 ETF’ 역시 반년 새 23% 넘는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죠.

방시혁 하이브 의장.뉴스1

엔터 산업 성장 끝났나···끊이지 않는 잡음에 주주는 한숨

엔터사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적 성장세가 멈췄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앨범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올해는 시장 피로도 증가, 피크아웃 우려 등의 악재가 있었습니다. 실제 2분기 실적도 암울했습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매출 957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9%, 79.5% 감소한 것이며 증권가 평균 추정치도 크게 밑도는 실망스러운 성적표였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매출 900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11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하이브는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3.1% 증가해 6405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영업이익은 37.4%나 감소했습니다.

무엇보다 엔터주 주주들의 속을 상하게 하는 것은 실적이 안 좋아졌을 뿐 아니라 연예계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사생활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또 BTS의 슈가는 술을 마신 채 전동 스쿠터를 운전했죠. SM엔터는 카카오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하반기에는 반등하나···증권가는 목표가 줄하향

그렇다면 엔터 업종의 하반기 전망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엔터사들의 수익성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초호황을 보일 여지는 적어보입니다. 이는 증권사 목표주가 추이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는 10곳입니다. SM엔터의 목표주가를 내린 곳도 7개나 됐습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터 산업 내 앨범 판매량 하향 이슈가 4분기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도 “기획사 주가는 고점 대비 45% 내외로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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