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이름 발음 두고 논란 “카멀라냐, 커말라냐, 캐멀라냐”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8. 18.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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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말라가 아닌 ‘카멀라’가 맞는 발음
트럼프 고의적으로 카멀라 이름 잘못 발음, 민주당선 “인종 차별”
해리스, 성 대신 이름 따서 캠프 이름 사용 “소수 인종 어필” 전략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5일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카멀라, 커말라, 캐멀라….”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이름(First name)을 발음하는 방식을 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정치인들이 해리스의 이름을 고의적으로 틀리게 발음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면서 ‘인종 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를 둔 해리스는 미국 대통령에 출마하는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해리스의 이름 ‘카멀라(Kamala)’는 ‘연꽃’이라는 의미가 담긴 인도 산스크리트어에서 따왔다. 미국인도 낯설어하는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인도 브라만(인도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의 최고 계급) 가문 출신으로 과학자였던 어머니 시아말라 고팔란(2009년 작고)이었다. 미국 내에서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보니 해리스는 그간 수차례 정치인들과 뉴스 앵커들로부터 틀린 발음을 들어왔다.

그래서 2016년 상원의원에 처음 출마했을 때 해리스는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법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당시 그는 영상에서 “캐멜라, 커말라, 카멜라가 아닙니다. 카멀라입니다”라고 했다. 2017년 팟캐스트에선 “간단하다. 카멀에서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에 라를 발음하면 된다”라고도 했다.

해리스의 이름 발음이 논란이 된 건 트럼프가 야외 유세 등에서 그의 이름을 계속해서 잘못 발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유세에서 “카멀라, 캐멀라, 커말라 등 그의 이름을 발음하는 방법이 일곱 개는 되는 듯 하다”며 “어차피 신경을 안쓰기 때문에 마음 가는대로 발음하겠다”고 했다. 그는 해리스를 ‘캄벌라’ ‘카마블라’ 등으로도 발음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달 초에도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해리스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하더니 갑자기 흑인 여성이 됐다”며 인종주의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6일에도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이 CNN에 출연해 해리스 이름을 ‘커말라’라고 수차례 발음했다가 함께 출연한 패널로부터 “고의적으로 해리스를 깎아 내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마일스 더키 미시간대 심리학 교수는 미 공영방송 NPR에 “해리스 이름을 의도적으로 잘못 발음하는 건 그 사람이 덜 미국적이라는 느낌을 줘 ‘타자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해리스를 ‘인도계’라며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는 트럼프가 이름을 고의로 틀리게 발음해 지지자들에게 해리스가 ‘덜 미국적인 후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한 의도라는 뜻이다.

이를 의식한 듯 해리스의 남편 ‘세컨드 젠틀맨’ 더그 엠호프는 최근 한 행사에서 “트럼프가 해리스의 이름을 부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있다. 11월(대선) 이후엔 해리스를 ‘대통령님(Madame President)’라고 부르면 된다”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오히려 해리스는 최근 발음 논란을 개의치 않고 ‘해리스’라는 성(姓) 대신 이름(카멀라)을 전면에 앞세우고 있다”며 “이는 (소수계인) 자신의 이름이 여성 및 유색인종 커뮤니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염두에 둔 차원”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이 캠프 이름을 ‘바이든’ ‘트럼프’ 등으로 성을 앞세운 반면, 해리스는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서 성 대신 이름을 사용해 ‘카멀라 캠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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