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4년전 트럼프 승리 '선벨트' 州에서도 앞섰다…전당대회 앞두고 약진
비백인·여성·젊은층 지지세 결집, 경제·이민문제 열위 극복 핵심과제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9~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핵심 경합주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 구도를 형성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트럼프가 쉽게 승리할 것으로 보였던 애리조나(AZ), 조지아(GA), 네바다(NV), 노스캐롤라이나(NC) 등 이른바 '선벨트'(Sun Belt)에 속해 있는 경합주에서 해리스의 지지율이 빠르게 올랐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번 대선 결과의 키를 쥐고 있는 8개 핵심 경합주(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버지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중 4개 주는 선벨트에 속해 있다.
미국 북동부 5대호 공업지대를 일컫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속한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했지만 공업의 쇠퇴로 인해 스윙 스테이트가 됐다. 반면 선벨트는 공화당 지지세가 우세하지만, 인근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 주민들의 유입으로 캐스팅 보트를 쥔 핵심 경합주로 해리스의 약진과 함께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는 애리조나에서 트럼프에 50% 대 45%의 지지율로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49% 대 47%로 2%포인트(p) 차 우위를 보였다.
네바다는 해리스 47%, 바이든 48%로 박빙이었고, 조지아에서는 트럼프가 50% 대 46%로 해리스에 우위를 점했다.
NYT는 4개 선벨트 조사 결과 평균으로는 해리스와 트럼프가 48% 대 48% 동률을 이루고 있다며, 이는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하지 않고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에서 지난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에 41% 대 50%로 뒤졌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치라고 평가했다.
해리스의 이같은 약진에는 고령 논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길 주저하던 젊은 층과 비백인, 여성 유권자 등의 결집이 배경에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해리스는 여론 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84%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바이든보다 높은 지지율이며, 라틴계에서는 54%의 지지율을 얻었다. 또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여성 유권자에게는 트럼프에 14%p나 앞서며 격차를 벌렸는데, 5월 조사에서는 트럼프와 바이든이 박빙을 보였었다.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에서 비백인 유권자 지지율에서 해리스는 트럼프에 17%p나 앞선다.
제3당 후보가 포함되었을 때 4개 선벨트 경합주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경우 여론 조사에서 모든 제3당 후보 중 가장 큰 4%의 유권자 지지율을 얻었지만, 불과 3개월 전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에서 받은 지지율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유권자들에게 '나 같은 사람들을 걱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해리스는 트럼프에 52% 대 48%로 우세를 보였다.
미 해병대원인 세르지오 비야비센시오(애리조나, 40세)는 NYT에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에게 투표했고 2020년에는 바이든에게 투표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해리스를 지지할 계획인데, 해리스가 자신의 문제에 더 관심을 두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국민 전체를 대변하기보다는 일론 머스크, 억만장자 등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대표한다"라고 덧붙였다.
상원 및 주지사 선거 지지율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민주당 의원인 루벤 가예고가 트럼프 지지 공화당원이자 전직 텔레비전 앵커인 캐리 레이크를 51% 대 42%로 앞서고 있다. 네바다주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재키 로젠 상원의원이 공화당 경쟁자인 샘 브라운을 49% 대 40%로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조시 스타인이 공화당 소속인 마크 로빈슨 부지사에 49% 대 39%로 우세를 보였다.
해리스가 최근 약진하고 있지만 이른바 '허니문'이라고 부르는 초반 효과를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또 선벨트 유권자들 사이에서 경제, 불법 이민 문제 등 트럼프에 비해 열위에 있는 이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등이 향후 미 대선 판세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NYT는 트럼프가 선벨트에서 해리스보다 경제에서 여전히 선호하는 후보이지만, 5월보다 격차가 좁혀졌다면서, 동시에 해리스는 임신 중절에 있어서는 트럼프에 비해 우위인 격차를 더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여론조사 결과 이민 문제에 대한 신뢰에서 트럼프는 유권자의 53%를 지지를 받았고 해리스는 43%에 그쳤지만 그 격차는 좁혀졌다고 전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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