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뒤통수 ‘찰싹’… 전직 K리거, 튀르키예 의회서 난투극

최혜승 기자 2024. 8. 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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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의회에서 AKP의 알파이 외잘란 의원과 TIP의 아흐메트 시크 의원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튀르키예 의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야당 의원의 제명 문제를 두고 대립하다 난투극까지 벌였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의회에선 튀르키예노동자당(TIP) 소속 잔 아탈라이(47)의 제명 문제를 두고 격론이 펼쳐졌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아탈라이 의원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고수감 중이던 작년 5월 총선에서 당선됐다. 그는 선출 의원에게 부여되는 기소 면제권에 따라 자신이 석방돼야 한다고 청원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작년 7월 아탈라이 의원의 요청을 기각했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이달 1일 아탈라이 의원에 대한 석방을 명령했으나 하급 법원이 집행을 거부하면서 의회로 공이 넘어갔다.

이날 연단에 오른 TIP의 아흐메트 시크 의원은 아탈라이를 옹호하면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을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이 말에 화가 난 AKP의 알파이 외잘란 의원이 연단에 달려들어 시크 의원을 때렸다.

집권 정의개발당 알파이 외잘란 의원이 연설하고 있는 튀르키예노동자당의 아흐메트 시크 의원을 때리는 모습./ 뉴욕포스트
튀르키예 의회에서 여야 의원이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로이터통신

당시 영상을 보면 외잘란 의원은 시크 의원의 뒤통수를 때린 뒤 그를 밀쳐 넘어뜨린다. 이후 수십여명이 연단 위로 올라왔고 서로 뒤엉켜서 주먹을 주고받거나 싸움을 말렸다. 이로 인해 본회의장은 30분간 아수라장이 됐다.

난투극을 촉발한 외잘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를 4강으로 이끈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이다.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분데리스가 FC쾰른, J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축구선수 시절에도 다혈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튀르키예 의회 본회의장 바닥에 묻어있는 핏자국./로이터통신

난투극으로 회의는 3시간가량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연단 바닥에 묻은 핏자국을 의회 직원들이 닦는 모습도 포착됐다. 국회 의장은 시크와 외잘란 의원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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