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더'의 가치 알았던 성남, '보이콧→박수'로 여전한 애정 보인 팬들[현장 메모]

김성수 기자 2024. 8. 1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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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2 최하위에 처진 성남FC가 서포터즈들의 '응원 보이콧'까지 맞는 상황에서도 투지를 불사르며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음에도 선수들의 열정을 확인한 팬들은 다시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까치 군단'의 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이 상황에서 김해운 성남 감독대행은 경기 전 "팬들의 응원 보이콧이 있지만, 선수들은 프로다. 경기력에 지장이 가지 않게 정신적인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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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프로축구 K리그2 최하위에 처진 성남FC가 서포터즈들의 '응원 보이콧'까지 맞는 상황에서도 투지를 불사르며 반등의 가능성을 보였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음에도 선수들의 열정을 확인한 팬들은 다시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까치 군단'의 뒤를 든든하게 지켰다.

응원 보이콧을 선언했음에도 선수들의 노력이 담긴 득점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성남FC 서포터즈.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성남은 17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27라운드 천안 시티FC와의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K리그1 우승 7회의 성남 일화를 계승해 시민구단으로 탈바꿈했던 성남FC. 하지만 어느새 2부리그인 K리그2에 있고, 지난해에는 K리그2에서도 역대 최저 성적인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는 터널의 끝이 아니었다. 성남은 이날 전까지 2024시즌 K리그2 1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13개팀 중 13위로 최하위에 처졌다. 시즌 중 정식 감독을 2명이나 교체하고, 최철우 전 감독 선임 발표를 정식 감독 부임 약 한 달이나 뒤에 하는 등 수뇌부의 비정상적 운영에 성적 부진까지 겹친 것.

이에 성남 서포터즈들은 지난 12일 충북 청주FC 원정경기에 이어 이날 홈경기에서도 응원 보이콧에 나섰다. 경기 내내 울려퍼지던 함성과 응원가 대신 '잃어버린 과거, 내다버린 현재, 없어진 미래', '반복되는 실수는 무능을 증명한다' 등 비판 걸개가 응원석을 채웠다.

이 상황에서 김해운 성남 감독대행은 경기 전 "팬들의 응원 보이콧이 있지만, 선수들은 프로다. 경기력에 지장이 가지 않게 정신적인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응원 보이콧 중인 성남FC 서포터즈.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6월15일 FC안양과 홈경기 3-1 승리 이후 8경기 무승(2무6패)에 빠져있던 성남이 간절하게 홈 승리를 노렸지만 먼저 득점포를 터뜨린 쪽은 원정팀 천안이었다.

전반 43분 천안 공격수 정석화가 오른쪽에서 성남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낮게 보낸 크로스를 이지훈이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최필수 성남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문전으로 흐른 공을 모따가 오른발로 찬 것이 골키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천안의 선제골이 됐다.

하지만 성남 역시 입으로만 간절한 팀은 아니었다. 전반 추가시간 2분 왼쪽에서 문전으로 올라온 프리킥이 굴절된 것을 박주원 천안 골키퍼가 쳐냈다, 하지만 박스 밖 정면에서 기다리던 구본철이 이를 발리 슈팅으로 연결한 것에 문전에 있던 후이스가 반사적으로 오른발을 갖다 대 방향만 살짝 바꾸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지칠 법한 후반전에도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한 성남은 결국 역전의 결실을 맺었다. 후반 17분 오재혁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후이즈가 성공하며 2-1로 앞서갔다.

선수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니, 애초에 선수들을 미워한 게 아니었던 성남 서포터즈들의 마음도 조금씩 풀려가는 듯했다. PK 선언 당시 박수를 치며 기뻐했던 팬들은 역전에 성공하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 뛰고 환호하며 원래의 응원 화력을 보여줬다. 선수들이 공 소유권을 가져오기 위해 몸을 던질 때마다 터져 나오던 팬들의 열정적인 박수도 다시 돌아왔다.

ⓒ프로축구연맹

성남은 아쉽게도 후반 30분 천안 툰가라에 실점하고 비기며 무승 탈출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한 경기에 모든 것을 바친 선수들과 그 노력을 모를 리 없는 팬들은 이날 다시 화합할 수 있었다. 최소한 다시 날아오르려는 의지가 서려있었던 이날의 '까치 군단'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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